서말구 교수는?…‘빠른 발’ 하나로 야구선수까지, 추억 주고 간 ‘육상 전설’

서말구 교수는?…‘빠른 발’ 하나로 야구선수까지, 추억 주고 간 ‘육상 전설’

기사승인 2015-11-30 11:39:55
방송화면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30일 새벽 심장마비로 별세한 서말구(향년 61세)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100m 한국신기록을 무려 31년 간이나 보유했던 한국 육상계의 ‘전설’이다.

서 교수는 1979년 멕시코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남자 100m에서 10초34의 한국 신기록을 세웠고, 이 기록은 김국영이 2010년 6월 7일 전국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10초23을 기록할 때까지 국내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서 교수가 대중의 뇌리에 오랜 시간 남아있는 건 ‘프로야구 선수’로 변신한 이색적인 경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육상선수로서 은퇴한 후인 1984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 1987년까지 선수와 트레이너로 일했다. 타격이나 수비는 당연히 기대할 수 없지만 발이 워낙 빠르다보니 ‘대주자’ 역할을 맡겨보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롯데 소속으로 뛰면서도 단 한 경기도 1군 경기에 출전하지는 못했다. 야구에서 주루란 단순히 달리기가 빠르다고 잘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육상 100m 기록 보유자에게도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가 멀어 보였던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시 서 교수와 함께 롯데에서 뛴 동갑내기인 김용희(현 SK 와이번스) 감독은 “당연히 그때 한국에서 서 교수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베이스와 베이스 사이를 뛰는 건 달랐다”며 “육상은 총성을 듣고 뛰지만 야구 선수는 투수의 투구 동작, 포수와 야수진의 움직임 등을 보고 뛴다. 일단 스타트에서 기존 야구 선수들이 서 교수보다 빨랐다”고 떠올렸다.

허리를 세우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육상과 달리, 슬라이딩을 하는 야구 특성도 서 교수에게는 낯설었다.

김 감독은 “서 교수가 ‘야구는 잘 넘어져야 하는데 이 부분이 힘들다’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2루에서 홈까지 달리는 건, 서 교수가 압도적으로 빨랐다. 그러나 일단 주요 보직이 체력 트레이너인데다 도루를 노리는 게 아닌 2루에서 홈으로 달리는 주자로 기용하는 데에는 전략상 문제가 있긴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서 교수는 ‘훈련 기법’으로는 롯데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정말 열정적인 분이셨다. 육상 훈련 기법을 야구 선수의 몸에 알맞게 접목해 스피드를 키우고 부상을 줄이는 방법 등을 연구했다”며 “당시 팀에 또래 선수들이 많아 개인 훈련을 도와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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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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