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 공연취소에 中외교가 '술렁'…김정은 격노? 시진핑 불참?

모란봉 공연취소에 中외교가 '술렁'…김정은 격노? 시진핑 불참?

기사승인 2015-12-12 22:10:55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의 첫 베이징(北京) 공연이 12일 공연 시작을 불과 몇시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취소되자 중국외교가에서도 놀라움과 함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은 북중관계 해빙의 주요 신호 중 하나로 여겨져왔던 만큼, 공연 취소 사유가 무엇인가에 따라 북중관계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란봉악단은 베이징에 올때 9일 평양에서 전용열차 편으로 출발해 단둥(丹東)-선양(瀋陽)을 거쳐 10일 오전 8시30분 베이징 역에 도착했다. 꼬박 하루 가까이 걸렸던 베이징행에 비해 이날은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통해 서두르듯 북한으로 되돌아가 그 정도로 급박한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관심이 증폭된다.

주중 한국대사관과 베이징내 북한·외교소식통들은 공연 취소의 사유를 알아내려 분주한 모습이지만 이렇다할 대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12일 오후 찾아간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은 문을 굳게 닫아걸고 있었으며, 취재진의 전화 취재에도 응하지 않았다. 모란봉악단의 공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중국 정부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소식통들은 공연 취소는 북한 측이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 다양한 관측들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옛 애인으로 알려진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과의 연관성이 거론된다.

숙청설·처형설까지 돌았던 현송월은 모란봉악단을 이끌고 방중,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외신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현송월은 숙소를 오가며 언론과의 약식 인터뷰에도 응했고 그의 동정은 11일과 12일 한국 언론에 주요 뉴스로 다뤄졌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외신보도에서 자신의 옛 애인으로 현송월이 거론된 것, 현송월의 자유로운 행보에 분노해 공연 취소 결정을 내린 것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들린다.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는 공연 내용이나 초청 대상의 격 문제 등에 관해 북중간에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측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의 공연 관람을 강하게 희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아울러 북한은 중국 최고지도부들도 대거 관람시켜 북중 우호를 과시하고 싶었으나, 중국측이 북측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급의 인사를 보내겠다고 통보했을 수도 있다.

실제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권력 서열 5위 류윈산(劉雲山)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최고위급으로 참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그의 참석도 불발로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도 흘러 나오고 있다.

아울러 현송월 뿐만 아니라 모란봉악단의 단원들이 우리 언론에 상당히 노출된 것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 측은 갑작스러운 공연 취소에 크게 당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공식적인 입장 표명 등은 나오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공연 하루 전날인 11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모란봉 악단과 공훈국가합창단의 베이징 공연은 양국 문화교류를 촉진하고 전통의 우의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공연이 양국 인민의 이해를 증진하고 지속적이고 건강한 양국관계를 촉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공연을 준비하던 북한대사관 측도 적잖이 당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재룡 북한대사는 모란봉악단 단원들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뒤 돌아오면서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했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실제 공연 취소 이유가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초 북중관계 개선을 부각시키려던 공연이 '전격 취소'로 인해 향후 북중관계에 오히려 악재가 된 형국이 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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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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