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봉악단 ‘귀국 파문’, 김정은 수소폭탄 발언 영향”…中, 관람인사 ‘급’ 대폭 낮춰

“모란봉악단 ‘귀국 파문’, 김정은 수소폭탄 발언 영향”…中, 관람인사 ‘급’ 대폭 낮춰

기사승인 2015-12-14 10:03:55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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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의 첫 해외 공연인 베이징(北京) 공연을 앞두고 느닷없이 귀국하게 된 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수소폭탄’ 보유 발언이 영향을 끼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선언 뒤 중국 측이 공연관람 인사의 ‘급’을 낮췄고, 이에 김 제1위원장이 불만을 품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는 14일 베이징의 한 소식통이 익명의 중국정부 측 인사 A씨를 인용, 김 제1위원장이 최근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뒤 중국당국이 공연관람 인사를 당 정치국원(지도자급)에서 부부장급(차관급) 인사로 대폭 낮췄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치국원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포함해 총 25명이며 중국의 당과 정부를 움직이는 핵심 지도자들이다. 공연관람 인사를 정치국원에서 부부장급으로 변경한 건 ‘급’을 3∼4단계 정도 낮춘 것이다.

A씨는 “조선(북한)은 당초 중국에 시 주석이나 리 총리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중국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한 명의 정치국원이 참석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조선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연단이 기차를 타고 베이징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공연단이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와 비슷한 시점에 김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고 그는 전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며 취약하다고 판단한다”, “관련 당사국이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길 희망한다”는 등 김 제1위원장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A씨는 또 “중국은 항의 표시로 (공연 관람 인사를 정치국원에서) 부부장급으로 낮췄다”며 김 제1위원장이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불만을 제기하며 모란봉 악단을 전격 철수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중국이 공연을 못 하게 한 것이 아니라 조선 스스로 공연을 접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일 모란봉악단이 돌연 귀국한 후 그 배경에 대해 단원들의 자유분방한 모습, ‘옛 애인’ 현송월 단장에 대한 외신의 집중보도 등에 대한 김 제1위원장의 분노설과 함께 수소폭탄 발언으로 인한 충돌 역시 가능성이 있는 부분으로 분석돼 왔다.

한편 또 다른 대북소식통은 “공연 내용이 양측의 문화교류 취지에 안맞았던 것 아니냐”는 다른 추정을 내놓기도 했다.

북한악단들이 공연할 예상곡목 중에는 중국이 한국전쟁을 부르는 공식명칭인 ‘항미원조(抗美援朝) 전쟁’ 관련 군가인 ‘중국인민지원군전가’나 북한 최고 지도자를 찬양하는 노래도 포함돼 있었다.

한편, 전날 오후 모란봉악단을 태운 비행기가 평양으로 떠날 즈음 북한인사들이 투숙했던 호텔에서 현 중국 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인 왕자루이(王家瑞·66) 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대외연락부장(중련부장)과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목격됐다.

왕 전 부장은 2003년부터 12년 간 공산당의 대외교류를 총괄하는 중련부장을 맡아 북중 관계 전반을 조율해온 인물이다.

대북 소식통은 “왕자루이가 호텔에 나타난 시각은 모란봉악단이 사실상 이미 떠난 뒤였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뒤처리를 조율하기 위한 행보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 전날 밤 관영 신화통신이 관계기관을 인용해 발표한 ‘공연 취소’ 이유를 보면 중국이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지도 느껴진다고 분석했다.

신화통신은 관계기관을 인용, 북중 상호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겨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없었다고 밝히면서도 “중국은 계속해서 양국의 문화 등 각 영역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가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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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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