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형 내거] ‘나만 알고 싶은’ 배우 안재홍

[이 형 내거] ‘나만 알고 싶은’ 배우 안재홍

기사승인 2015-12-23 09:30:55
안재홍

[쿠키뉴스=이혜리 기자] 잘 생기진 않았지만 볼수록 매력있다. 못생긴 남자에 빠지면 답도 없다는데, 친근감 넘치는 퉁퉁한 몸매에 멍한 표정의 배우 안재홍에게 뭇 여성들이 푹 빠졌다. tvN ‘응답하라 1988’의 훈남 배우들을 제치고 당당히 최고 인기남으로 떠올랐다.

안재홍은 ‘응답하라 1988’에서 매력적인 캐릭터 정봉을 맡았다. 김성균 라미란 부부의 첫째 아들이자 정환(류준열)의 형으로 등장한다. 그는 집안에서 그는 애물단지이자 복덩어리다. 대입학력고사 6수생으로, 취미로 모은 복권에 당첨되면서 집안을 단번에 일으켜 세운다.

‘오타쿠’ 기질도 다분하다. 뭔가에 한 번 집중하면 헤어 나오지 못한다. 우표수집, 오락실 게임, LP판부터 전화번호부 정독까지 공부만 빼고 관심사도 다양하다. 집착에 가깝지만 열중할 때의 모습은 어린아이보다 순수한 모습이다. ‘정봉만의 세계’에 빠졌을 때 시청자들은 오히려 더 열광한다.

사회성도 부족하고 소심한 성격의 정봉이지만 가족애만큼은 어느 누구보다 강하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응답하라 1988’ 8회에서 정봉은 수술을 끝내고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로 눈을 뜨자마자 동생 정환에게 “코피는 괜찮아?”라고 묻는다. 마냥 철없어 보이는 정봉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속 깊은 한 마디를 툭 던지며 동생을 챙기는 속내가 드러난 것. 이 장면을 보고 눈물을 왈칵 터뜨리지 않은 시청자는 없었을 것이다.

의외로 안재홍은 멜로 연기에도 능하다. 연애를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숙맥 같아 보이지만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적극적이다. 10회 덕선(혜리)의 친구인 미옥(이민지)과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다. 오락실 불량배들로부터 도망가던 정봉이 미옥의 우산 속으로 몸을 피한 것. 해당 장면은 영화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 우산신’을 패러디하며 웃음을 안겼다. 안재홍은 마치 강동원이 된 것처럼 해맑은 미소로 여심을 유혹했다. 미옥은 정봉에게 첫 눈에 반했고, 두 사람은 그렇게 운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이후 첫 데이트에서는 달콤한 키스까지 나눴다. 일각에서는 “덕선의 남편 찾기보다 정봉 미옥 커플이 더 설렌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안재홍의 발견은 예견된 일이다. 평범한 얼굴이지만 연기력만큼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했기 때문. 안재홍은 지난해 8월 21일 개봉한 영화 ‘족구왕’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각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복학생 홍만섭을 연기하며 ‘독립영화계의 송강호’라는 찬사를 얻었다. 연기력을 인정받아 제15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신인연기상, 제2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까지 수상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지 않나. 딱 그를 두고 하는 말 같다. 그렇게 모두들 안재홍의 치명적 매력에 젖어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나만 알고 싶은 배우’가 아니다. 앞으로 그가 보여줄 활약상에 응원을 보낸다. hye@kmib.co.kr

코너명 : 자랑할 이, 형 형兄, 어찌 내奈, 횃불 거炬. ‘어둠 속 횃불같이 빛나는 이 형(혹은 오빠, 언니)을 어찌 자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뜻으로, ‘이 분 내 거’라는 사심이 담겨있지 않다 할 수 없는 코너명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이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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