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훈 기자] 장괴애가 숭양 현령으로 재직하던 시절 하루는 관아를 순찰하고 있었는데 한 관원이 황급히 창고에서 뛰어 나왔다. 이를 수상쩍게 여긴 장괴애는 그를 잡아 조사하니 상투 속에서 엽전 한 닢이 나왔다. 그 엽전은 창고에서 훔친 것이었다. 엽전을 훔친 관원은 엽전 한 닢 훔친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이냐고 항변하자 장괴애는 손수 그를 베어버렸다.

최근 저가항공(LCC)의 사고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진에어의 출입문 굉음으로 인한 회항, 제주항공은 두 여객기의 짐들이 바뀌는 일, 여압장치 이상으로 인한 20분 동안의 공포 비행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응에도 계속 불만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의 경우 20분 동안 공포를 떤 탑승객에 게 치료비밖에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놔 공분을 사기도 했다.

제주항공의 이런 무성의한 대응은 소비자들 사이에 유명하다. SNS 등에 제주항공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들이 넘쳐난다. 실제 최근 소비자원 제주항공은 국내 항공사별 소비자 피해접수 1위다. 10만명 당 피해접수 건수가 0.64건으로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저가항공사들의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은 대형항공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과 부족한 안전관리·정비능력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수익을 얻기 위해 국내선은 물론 국제선까지 쉴 틈 없이 항공기를 운항하는 탓에 기체의 노후화도 빨라지고 제때 정비를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장괴애는 엽전 한 닢으로 사람 목숨을 베었다. 사소한 일이 커질 수도 있기에 미리 예방한 것이다. 저가항공사의 경우 계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1~10월 사이 국내선 탑승객 가운데 LCC 이용객은 전체 54.2%를 기록하며 대형 항공사의 입지를 뛰어넘었다. 국제 여객 수는 약 13%수준이지만 매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물방울이 계속 떨어지면 바위도 뚫을 수 있는 것처럼 저가항공사들은 조그마한 사건·사고들이 모여 큰 사고로 이어져 산업 전체의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될 것이다. ho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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