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중국서 돌아온 살인범 “공소시효 끝났죠?”…“아니요”

19년 만에 중국서 돌아온 살인범 “공소시효 끝났죠?”…“아니요”

기사승인 2016-01-16 00:09:55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공소시효 끝났잖아” “안 끝났는데요?”

지난해 11월 9일. A씨와 B씨(여)가 중국에서 강제출국 당한 A씨와 B씨(여)가 강제출국을 당했다. 이들은 1996년 봄 대구 달서구에서 내연관계를 맺은 사이였다.

B씨(당시 29세)의 남편 C씨(34)가 둘 사이를 알아버렸고, A씨(당시 22세) 그 해 12월 8일 오후 10시쯤 C씨를 달성군 현풍면 한 공용주차장으로 불러냈다.

B씨로부터 ‘남편이 자주 때린다’는 얘길 들은 그는 C씨에게 이혼하라고 요구하며 몸싸움을 벌이다가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어 현장에서 11km 떨어진 달성군 옥포면 구마고속도변에서 휘발유로 시신을 불태우고 B씨와 함께 잠적했다.

두 사람은 곧 용의선상에 올랐고 전국에 지명수배됐다. 하지만 2011년 12월 7일,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15년이 지나도록 이들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사건은 종결처리됐다.

그런데 4년이 흘러 상상 못 한 반전이 일어났다. 이들이 지난해 중국 상해시 공안국에 “19년 전에 밀항했다”며 자수해 조사를 받고 같은 해 11월 9일에 한국으로 강제출국 당한 것이다.

경찰은 범행 후 중국으로 달아나 숨어 살던 이들이 공소시효가 만료되자 귀국을 하기 위해 일부러 자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과 이달 6일 A씨와 B씨를 인천공항에서 긴급체포한 경찰은 밀항 동기와 살인 여부를 조사했다. A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경찰이 여러 정황 증거를 제시하자 변호사 조력을 받아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그러나 밀항 시기를 2014년이라고 진술하며 “공소시효가 만료되고 나서 중국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외국에 있는 동안은 시효가 정지된다는 걸 모르고 귀국했다가 체포된 후 알게 되자 밀항 시기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밀항이다보니 당연히 출입국 기록이 없고, 따라서 시기를 밝히기 어렵다는 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 후 지금까지 국내에 머무른 흔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공소시효 중단’을 확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 인물 증언, B씨가 남편 사망 이후 장기실종 신고된 점 등 이들이 국내에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정황 증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5일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A씨(41)를 구속하고 B씨를 밀항단속법위반 혐의로 구속해 범행 공모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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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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