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은 현재 ‘최악의 3박자’…자연재해라서 보상도 못 받아”

“제주공항은 현재 ‘최악의 3박자’…자연재해라서 보상도 못 받아”

기사승인 2016-01-25 10:25:55
YTN 화면 캡처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1984년 이후 32년 만에 기록적 폭설로 수 만명 승객의 발이 묶여 버린 제주공항의 상황은 한마디로 ‘최악의 3박자’이다.

이근영 한국교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활주로에 ‘쌓인 눈’ ‘강한 바람’, 그리고 ‘눈보라로 인한 시야장애’가 제주공항 장기폐쇄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 중 한 가지만 있어도 항공기 운항이 어렵다. 하지만 현재 제주공항은 세 가지 요인이 모두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50시간 폐쇄에 6만여명의 발이 묶이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일단 활주로에 눈이 쌓이면 항공기 이·착륙이 어렵다. 고속으로 이·착륙을 하는 항공기가 눈이 덮여있는 활주로에서 운항을 하면 당연히 사고 확률이 높아져 제설작업 후 운항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제주도에는 계속해서 눈이 내리기 때문에 활주로 제설작업을 해도 의미가 없기 때문에 여객기를 도저히 띄울 수가 없는 것이다.

제주도 운항재개 시기를 25일 오전 9시에서 오후 8시로 늦춘 이유도 윈드시어(난기류) 경보·대설경보가 정오까지, 오후 8시까지는 북서풍이 평균 초속 9m, 순간 최대풍속 초속 15m로 강하게 분다는 기상청 발표 때문이다.

제주공항에 대기 중인 항공기들은 이륙 전 날개와 동체표면에 붙은 눈과 얼음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날개에 얼음이 붙어있으면 공기 흐름을 방해해 비행기를 공중에 뜨게하는 양력(lift force)이 급격히 줄고 보조익·승강타·방향타 등 조종관련 부위(조종면)가 얼면 조종에 심각한 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 이륙 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제설작업과 동시에 여객기의 눈·얼음을 제거하는 ‘디아이싱’ 작업도 해야 하기에 운항재개 결정이 난다고 해서 순식간에 많은 비행기를 이륙시킬 수는 없다.

강풍도 문제다.

이 교수는 “항공기 운항에 치명적인 바람은 활주로 측면에서 부는 측풍으로 항공기 별로 차이는 있지만 측풍 30노트(15.4m/s)이면 운항이 어렵다”고 말했다.

눈보라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 안개, 화산재와 마찬가지로 조종이 어렵다.

이 교수는 “자연재해로 인한 결항은 항공사의 책임이 없어 보상이 안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항공소비자 보호기금 조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보호기금은 평소 공항이용료 등에서 조금씩 자금을 모아 이번 제주공항 사태와 같은 비상상황 때 활용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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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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