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훈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가 최근 발표한 투자계획이 ‘눈 가리고 아웅식’의 대응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벤츠코리아는 인력을 현재 3100명에서 올 연말까지 3600명으로 늘리고 올 한 해 동안 총 딜러네트워크에 19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올해 말까지 41개의 전시장, 48개의 서비스센터, 13개의 스타클래스 인증중고차 전시장도 갖출 계획이다. 워크베이도 올해 말까지 전년 대비 19% 증가한 753개를 갖출 예정이다.

하지만 이 투자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벤츠코리아의 투자와는 다른 내용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딜러 인력은 벤츠코리아가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딜러사가 자신의 비용으로 채용한다. 벤츠코리아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다. 딜러네트워크의 확장 역시 각 딜러가 자신의 비용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지 벤츠코리아가 얻은 수익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코리아는 딜러들이 투자하는 내용을 마치 자신이 투자하는 것처럼 포장해 발표한 것”이라며 “벤츠코리아가 한국에서 얻은 이익을 지금까지처럼 동일하게 외국인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3조1415억원의 매출을 기록, 수입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1억원으로 전년 1221억원보다 9% 줄었고 순이익도 887억원 전년 969억원보다 약 8.5% 감소했다. 반면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585억원을 배당, 전년 배당성향 50%보다 16% 오른 66%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그는 이어 “전형적인 갑질”이라며 “딜러사로서는 딜러사를 선정할 권한을 가지고 차량을 공급하는 벤츠코리아에게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벤츠 코리아는 공식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의 부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건축 설계, 직원 트레이닝에 이르는 네트워크 구축 전 단계에 참여한다”면서 “이를 통해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과 고객 만족 증대를 도모한다”고 말했다.

또한 “2014년 대비 약 83% 증가한 예산 약 20억원을 2015년 사회공헌활동에 투자했다”며 “국내 시설 투자에 있어서도 지난해 9월 총 250억원을 투자해 최신식 교육시설인 메르세데스-벤츠 트레이닝 센터를 완공했을 뿐만 아니라 2014년에는 총 52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안성시에 신규 부품물류센터(Parts Distribution Center)를 오픈했다”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사가 현지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만큼 지사 차원의 투자가 현지기업이라는 이미지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며 “딜러 중심의 서비스 네트워크 강화보다는 사회공익재단, 물류센터 건립 등 지사 차원의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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