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서해 직항로를 통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올해에만 벌써 3번째입니다. 이번 방북에는 정부 인사를 비롯해 정당 대표, 재계 인사 등도 함께했습니다. 다만 자유한국당(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불참 의사를 밝혔죠.

지난 11일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청와대의 방북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과 손 대표는 각각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기 때문에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당 대표들이 지금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 된다”는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보수 야당 측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당일까지도 부정적 시선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또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촉구하며 방북단의 성격을 명확히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비핵화 매듭을 풀지 않으면 200명의 평양유람에 그치는 행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야당은 남북 평화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했습니다.

이에 여당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여당 측은 “일부 야당은 이번 회담이 깜깜이 정상회담이라며 국민 정서와 정반대되는 비난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역사의 현장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외면한 정당이 할 말은 아니다”라고 지적했죠. 

한국당은 지난 2차례의 정상회담 내내 비관적이었습니다. ‘알맹이는 없고 보여주기식’이라는 겁니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난 것치고는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는 것이죠. 이처럼 보수 야당은 꾸준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문을 제기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번 방북 기회를 포기한 이유를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진정성이 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기회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청와대가 야당 인사의 방북 동행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협력이 필요한 국면임을 감안하면, ‘정부의 들러리에 그칠 것’이라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우려는 자존심 대결로 비춰지기 쉽습니다. 

결국 보수 야당은 국민에게 한반도 평화의 중차대한 때 어깃장만 놓는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평소 협치를 강조해 온 야당. 지금이야말로 무조건적 비난보다, 협치의 자세가 가장 필요한 때가 아닐까요.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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