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다. 꽃샘추위도 지나고 일교차가 있기는 하지만 두터운 외투가 거추장스러운 계절이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려도 자연의 꽃시계는 때를 맞춰 온 동네를 꽃대궐로 장식한다. 땅끝마을에서 시작한 봄바람은 남도의 꽃동네를 거치며 따사로운 햇볕과 함께 겨우내 잠자던 생명을 깨운다. 따뜻한 남쪽부터 새하얀 매화, 노오란 산수유 등이 앞 다퉈 모습을 드러내며 새봄을 알리기에 바쁘다. 드디어 봄이다.

멀리서 한 컷에 다 담아본다.

남도의 봄바람이 따스해 지면 바로 꽃망울을 터뜨리는 것이 매화이다. 매화는 사군자(梅蘭菊竹)의 으뜸이다. 섬진강변의 매화천지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유채꽃의 노랑이 봄이 오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울긋불긋 꽃대궐 차린 동네” 콧노래와 함께 멀리서 한 컷에 다 담아보자.

높이 올라가 멀리 볼수록 더 멋진 섬진강 다압마을 청매실 농장의 매화꽃동산(전남 광양), 유채꽃 가득 운조루 고택에도 봄이 왔다. 고택의 안주인이 집 앞을 흐르는 지리산 계곡물에서 음식물을 손질하고 있다.(전남 구례)

꽃보다 사람이 아름다워

꽃대궐을 지나며 봄꽃에 현혹될 무렵 사람이 보인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봄꽃의 유혹 속 에서도 사람이 있어 봄이 아름답다. 

꽃잎만 찍어도 아름다운 봄이다. 그러나 화려한 봄꽃 아래 사람이 있으면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답다.

만발한 매화꽃을 배경으로 셀카놀이하는 관광객들(전남 다압), 현장학습나온 어린이들이 뛰노는 모습은 무조건 아름답다.(전남 해남) 노란 유채꽃과 붉은 색 치마가 어울린다.(전남 구례) 벚꽃이 여의도를 점령할 즈음 꽃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아름답다(서울 영등포 여의도) 시계방향

한 걸음 더 다가가자.

야생에도 봄이 왔다. 긴 겨울 얼어붙은 땅을 뚫고나오는 생명을 만나기 위해서는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가까이 다가가 땅바닥에 바짝 엎드려 눈높이를 맞추면 새 생명이 보인다. 낙엽이불을 덮고 있던 산자락에 제비꽃이 얼굴을 내밀었다.(충남 공주) 솜털 송송난 가냘픈 긴 꽃대위에 하얀 노루귀 꽃이 피어나며 탐라의 봄을 알려준다.(제주 서귀포) 

붉은 동백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까치발에 손을 높이 들고 동백꽃과 함께 돌담밖 산수유를 한 화면에 담았다. 동백꽃 꿀을 먹는 벌은 보너스다.(전남 순천 낙안읍성)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진눈깨비가 심하게 내리고 바로 날이 맑았다. 성급하게 꽃을 피운 벚꽃에 빗물이 한 가득이다. (서울 강동구 거여동)

세밀화를 그려보자

아름다운 봄꽃을 찍는 것 자체가 봄맞이의 기쁨이다. 역광으로 목련 꽃잎을 촬영했다. 배경은 어둡게 단순해지고 꽃잎의 디테일은 더욱 강조되었다. 정원에서도 새 생명을 만날 수 있다.(서울 중구) 봄꽃을 시샘하는 봄비 맞은 노란 개나리꽃이 흠뻑 젖어있다.(서울 성북구 돈암동)과 파란 하늘과 어우러진 하얀 매화(전남 해남), 그리고 일찍 깨어난 벚꽃을 가까이서 들여다보자.(경기도 과천) 가까이 볼수록 새롭다.

봄은 우리 곁에 왔다.

포장된 광화문광장에 꽃단장이 시작되었다. 이른 봄 찬바람이 남아있다. 화면 아래에 조경용 화분을 배치하고 찍으면 추운 날에도 봄을 표현할 수 있다. 광화문 거리를 걷는 연인들(서울 종로) 직장인들은 점심식사 후 커피 한잔 들고 거리를 산보하는 것도 큰 낙이다. 만개한 유채꽃 아래를 걷는 직장인들을 위에서 아래로 찍었다.(경기도 과천)

Tip

꽃과 함께 아래에서 위로 혹은 위에서 아래로 찍으면 즉 카메라 앵글의 변화만으로도 봄을 먼저 만날 수 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먹는다.”는 말처럼 부지런해야 꽃 사진에 생기가 있다. 꽃잎 끝에 달려 있는 아침이슬이 햇살에 반짝이는 사진을 찍어보자. 그리고 햇살과 함께 갓 피어난 꽃의 수술과 암술의 꽃가루 디테일과 햇살이 투과 된 꽃잎 사진은 한낮의 사진과는 차별된다. 특히 키 작은 꽃에 맺힌 아침이슬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카메라를 땅바닥 까지 낮춰야 한다. 그리고 역광의 경우 이슬에 입체감과 꽃잎의 색감을 표현할 수 있다.

이른 아침 순천만 국가정원에 식재된 원예종인 크로커스의 노란 꽃잎에 아침 이슬이 맺혔다.(전남 순천)

유기농 차 농장에 아침햇살이 비치고 활짝 핀 매화가 그 빛을 받아 빛난다. 아침정경이 아름답다.(전남 해남 설아다원)

글·사진=왕고섶 작가

작가 소개

왕고섶 여행 사진가.
서울에서 나고 자랐으며, 대학에서 사진과 디자인을 전공했다. 공기업에서 30년 근무하며 사보기자, 편집장, 홍보물제작, 언론담당, 광고담당, 홍보부장을 역임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외 여행사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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