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 강직성 척추염인가 디스크인가
#글// 민도준 민도준류우마내과 대표원장
허리 통증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흔한 증상이며, 이는 젊은이들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젊은 나이에 허리가 아프면 보통 디스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디스크가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요통이 더 많다. 특히 10~30대 젊은이가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고 아프다가, 움직이면 나아지는 증상이 지속되면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치료해야 하지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한류마티스학회의 조사 결과 환자들이 진단을 받기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40개월로 3년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이 늦어지는 이유는 초기에 엑스레이 검사에서 잘 나오지 않고, 허리디스크 등의 다른 질환으로 오인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디스크와의 감별이 중요하다. 첫째, 허리디스크는 쉬면 통증이 나아지고 움직이면 더 아픈데, 강직성 척추염은 쉬고 난 후 특히 아침에 통증과 뻣뻣함이 심하고 움직이면 통증이 나아진다.
둘째, 허리디스크는 다리로 통증과 저림이 뻗쳐나가는데 비해, 강직성 척추염은 다리로의 방사통은 없다. 셋째,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 이외에 눈이나 발뒤꿈치 등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전신피
로감이 흔하다.
허리디스크는 허리에 국한된 병인데 비하여, 강직성 척추염은 전신적인 질환이다. 즉 허리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뒤쪽으로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고 염증을 일으킨다. 그에 반해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와 엉치관절에 염증이 생겨서 점차 굳어지는 질환으로, 척추 뿐 아니라 다른 장기도 침범할 수 있는 질환이다.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는 않지만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 대부분이 HLA-B27이라는 유전 인자를 가지고 있으며, 이 유전자가 강직성 척추염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강직성 척추염은 진행되면 허리와 목의 척추가 서로 붙어서 대나무같이 굳어지며 움직일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진단은 진찰소견 및 엑스레이 검사와 혈액검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엑스레이에서 나타나지 않는 초기 환자의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엉치관절(천장관절) 의 MRI 가 필요할 수 있다.
치료는 운동요법과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운동 요법은 각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강직을 예방 또는 지연시키므로 강직성 척추염환자들에게는 절대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운동으로 스트레칭과 수영이 가장 도움이 되고 유산소 운동 및 근력운동도 필요하다.
강직성척추염에는 염증 완화와 진행 억제를 위하여 약물요법이 사용된다. 특히 종양괴사인자(TNF), IL-17과 같이 질병의 원인이 되는 물질만을 억제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어 치료율이 매우 높아졌으며, 건강보험도 적용되고 있어 치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