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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방법 | 설문, 당사자 인터뷰, 공공데이터, 통계자료, 법·제도 분석 |
| 주제 | 기업의 소극적 주주가치 제고와 승계 이해관계가 맞물린 구조를 보여줍니다 |
| 주의사항 | 설문 응답과 제도 논의가 중심이어서, 개별 기업의 의도까지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
| 관전포인트 | 주가 관리 소극성의 원인과 세제·공시 제도 개편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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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속·증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른바 ‘주가누르기’를 막기 위해 상장주식 평가방식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 10명 중 7명은 기업이 주가관리나 주주가치 제고에 소극적인 사례를 현장에서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금융당국도 장기간 낮은 주가를 방치한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을 내놨다.
4일 쿠키뉴스가 지난달 20일부터 30일까지 시장 참여자 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 주가 관리 및 주주가치 제고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8%인 33명이 기업이 주가관리나 주주가치 제고에 소극적인 사례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여러 차례 경험했다’는 응답이 50.0%인 24명, ‘한두 차례 경험했다’는 응답이 18.8%인 9명이었다. ‘사례를 들었지만 직접 경험하지는 않았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관련 사례를 직간접적으로 접한 응답자는 전체의 87.5%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정부가 지난 7월14일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에서 상장주식 평가방식 개편 검토 방침을 밝힌 이후 진행됐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33명과 증권사 IB 담당자 4명, 자산운용사 운용역 6명, 기관투자자 1명, IR·재무 담당자 4명 등 기업 분석과 투자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시장 전문가들이 응답했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별도로 지난달 29일 저PBR 기업 공표제도 세부기준을 공개했다. 코스피는 업종별 PBR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3년 이상 해당하는 기업을 공표 대상으로 삼는다. 거래소는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오는 11월 첫 명단을 공개할 예정이다. 대상은 약 120~220곳으로 추산된다.

상장사가 기업가치 개선이나 주가 상승에 소극적인 배경으로는 오너 일가의 상속·증여세 문제가 꾸준히 거론돼 왔다. 다만 이번 설문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보수적인 IR 및 주주 소통 문화’(52.1%)가 꼽혔고, ‘지배구조 및 승계 이해관계’는 22.9%로 뒤를 이었다.
현행 제도에서는 상장주식의 상속·증여 가액을 원칙적으로 평가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 동안의 종가 평균으로 산정한다. 주가가 낮은 시기에 상속이나 증여가 이뤄지면 오너 일가가 부담하는 세금도 낮아지는 구조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를 앞둔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배당 확대, 적극적인 IR, 자사주 소각 등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책을 서두르지 않을 경제적 유인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주가와 기업가치 상승을 원하는 일반주주와 상속·증여세 부담을 낮춰야 하는 지배주주의 이해관계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직접 주가를 떨어뜨리지 않더라도 적극적인 주주환원이나 시장 소통을 미루는 방식으로 저평가 상태를 방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같은 소극적인 경영 판단은 시세조종과 같은 적극적인 불법행위와 달리 고의성이나 위법성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보수적인 IR 문화와 승계 이해관계가 완전히 별개의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적극적인 IR과 주주환원 정책은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승계를 앞둔 기업일수록 투자자와의 소통이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문에서 가장 많이 지목된 ‘보수적인 IR 및 주주 소통 문화’ 역시 지배구조나 승계 이해관계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기업이 IR이나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라는 사실만으로 의도적인 주가 누르기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적 부진과 대규모 투자계획, 현금 확보 필요성, 산업 전망 악화 등 정상적인 경영상 판단도 배당이나 자사주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상장주식 평가방식 개편을 통해 지배주주가 낮은 주가를 상속·증여세 절감에 활용할 수 있는 유인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에는 ‘PBR 0.8배’ 과세 하한선 법안
국회에는 주가를 낮게 유지해도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가 일정 수준 이하로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0명이 발의한 개정안은 상장회사의 시가총액이 순자산가치의 8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등을 고려해 주식을 평가하되, 순자산가치의 80%를 평가액의 하한선으로 두는 것이 핵심이다.
예컨대 기업의 순자산가치가 주당 10만원인데 시장 주가가 5만원에 머물러 있더라도, 일정한 적용 요건 아래에서는 상속·증여세를 산정할 때 최소 8만원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주가를 낮게 유지하더라도 세 부담이 그에 비례해 계속 감소하지 않도록 해 지배주주가 기업의 저평가 상태를 방치하거나 활용할 경제적 유인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다만 정부안과 이소영 의원안은 차이가 있다. 정부는 장기 저PBR 기업 등에 대해 과거 주가를 반영하는 방식의 평가체계 개편을 추진하지만, 의원안처럼 PBR 0.8배를 과세 하한선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저PBR 기업 공표제도 역시 세금을 산정하는 제도가 아니다. 세법상 평가액을 조정하는 의원안과 달리, 오랫동안 낮은 PBR을 유지한 기업의 명단을 공개해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와 투자자 판단을 유도하는 자본시장 정책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상법 개정과 밸류업 정책, 저PBR 기업 공표제도에 이어 상장주식 평가체계까지 손질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가로막는 구조적 이해상충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다음 기사에서 계속☞기업가치 제고 정책엔 75% 긍정적…시장 전문가 “기업 먼저 변해야”[주가는 왜 눌리나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