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8일 (4)
좁힐 수 없는 의견 차…‘각자도생’ 위한 홀드백인가

좁힐 수 없는 의견 차…‘각자도생’ 위한 홀드백인가

쟁점은 ‘기간’이지만 셈법 천차만별
관객수 늘면 끝? 쏠림현상 등 부작용 우려

승인 2026-09-18 06:00:07 수정 2026-09-19 09: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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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힐 수 없는 의견 차…‘각자도생’ 위한 홀드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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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사 읽기 정보
분량 약 3분
취재방법 현안 분석, 관계자 인터뷰
주제 홀드백 자율협약을 둘러싼 업계 이해관계 충돌이 합의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의사항 모든 제도에는 득과 실이 있지 않을까요. 같은 맥락으로 득을 취하는 집단, 실이 우려되는 입장도 있겠지요.
관전포인트 극장·제작사·배급사·OTT의 수익 구조 차이가 홀드백 기간 논쟁으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현장 관계자들은 현안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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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영화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남동균 기자
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영화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남동균 기자

‘홀드백’(Holdback) 자율협약 제도가 표류 중이다.

홀드백은 영화의 극장 개봉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및 IPTV(인터넷TV) 공개까지 일정 기간을 두는 제도다. 앞서 5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극장과 제작·투자배급사, OTT·IPTV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발족하고, 8월 중 ‘한국 영화 상생을 위한 홀드백 자율협약’(가제) 체결을 목표로 논의해왔다.

결론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당장 협의체 내에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데다 소비자 선택권 제한에 반발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당초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중간 유통 단계를 회복하려는 취지였으나, 또 다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명분마저 설득력을 잃는 분위기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홀드백 기간이다. 문체부는 최장 150일을 제안하고 의견을 각각 수렴했는데 그 입장 차가 좁히기 힘든 수준이었다는 전언이다. 일례로 제작사와 배급사의 속사정은 판이하다. 영화의 흥행 추이가 좋지 않을 경우 배급사는 화제성이 사라지기 전 2차 판권 시장에서 손실을 메워야 하지만, 제작사는 극장 상영과 건별 결제(TVOD)를 길게 가져가야 파이를 늘릴 수 있다.

IPTV와 OTT의 셈법도 다르다. 극장에 영화를 오래 붙잡아둘수록 시청자가 유료 VOD를 구매할 가능성은 커진다. 반면 신작 수급으로 구독자를 유치해야 하는 OTT 등 구독형 서비스(SVOD)는 홀드백 기간만큼 콘텐츠 제공을 늦춰야 하므로 이전의 실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관련 논의에서 소비자가 배제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와 배급사연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홀드백이 도입되면 높은 티켓 가격 때문에 극장을 찾지 않고 OTT나 IPTV를 통해 영화를 관람해온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영화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남동균 기자
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영화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남동균 기자

업계 관계자들은 홀드백이 현안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일괄적인 적용이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사안이며, 예외를 둔다 하더라도 그 기준과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홀드백 도입만으로 실효성이 있을지 역시 미지수다.

관계자 A씨는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작품마다 규모도 다른데 일률적으로 날짜를 지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흥행하면 상영하지 말라고 해도 극장에 오래 건다. 판세에 따라 극장에서 IPTV로, IPTV에서 OTT로 넘어가는 통상적인 순서를 따르면 된다”고 밝혔다. B씨는 “각 유통 플레이어 모두 이해하고 상생할 수 있는 구조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관련 협약이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등 대작에만 관객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고, 중·소형 영화 및 독립영화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C씨는 “약 5개월 동안 IPTV와 OTT에서 신작을 볼 수 없으니 관객은 티켓값 등을 고려해 더욱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작품은 대작일 확률이 높고, 극장은 수익 증대를 위해 잘 팔리는 영화를 더 많이 걸려고 할 것”이라며 “작은 영화들은 지금도 상영관 확보가 힘들다. 홀드백에 묶여서 공백까지 생기면 2차 판권 수익조차 장담할 수 없어진다. 최소한의 생존권마저 박탈당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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