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8일 (4)
승무원 줄인 K9, 무인화 준비하는 천무…병력 감소가 바꾼 무기 설계

승무원 줄인 K9, 무인화 준비하는 천무…병력 감소가 바꾼 무기 설계

방사청 “병역자원 부족에 상비병력 축소 불가피”…유·무인복합체계 소요 검토
K9A2 자동장전으로 운용인원 5→3명…K9 계열 핵심기술 개발 진행
천무도 관련 기술 개발·소요 검토…한화 “병력 감소, 유·무인복합 주목 이유 중 하나”

승인 2026-10-03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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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K9A2 자주포. 자동장전체계를 적용해 기존 K9보다 운용인원을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K9A2 자주포. 자동장전체계를 적용해 기존 K9보다 운용인원을 5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5명이 타던 자주포에서 2명이 빠진다. 필요한 병력은 40% 줄지만 발사속도는 분당 6발에서 8발로 약 33% 빨라진다. 사람이 직접 탄약과 장약을 처리하던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적은 인원으로 더 높은 화력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바꾼 결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K9A2 자주포 얘기다. K9A2에는 탄약과 장약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자동장전체계가 적용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지상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 2026(Eurosatory 2026)’에서 K9A2 실물을 공개했다.
 
K9A2의 변화는 단순한 자주포 성능개량에 그치지 않는다. 저출생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로 상비병력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무기체계의 설계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많은 병력이 직접 운용하던 무기를 자동화해 필요한 인원을 줄이고, 나아가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는 무인화 단계까지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다.
 
병력 감소가 무기 개발 변수로…내년도 AI·유무인 예산 55.5% 증액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병력 감소는 개별 무기체계의 개발 배경을 넘어 정부의 전력 투자 방향에도 반영되고 있다.
 
정부가 편성한 2027년 국방예산안에서 인공지능(AI)·유무인 복합체계 관련 예산은 올해 4968억원에서 내년 7727억원으로 55.5% 늘었다. 전체 국방예산 증가율 8.2%를 크게 웃돈다. 수송과 주둔지 경계, 위험물 취급 등 병력 절감 효과가 큰 분야에는 430억원 규모의 ‘피지컬 AI’ 실증사업도 새로 편성됐다.
 
정부가 제시한 방향은 병력 중심의 군 구조를 첨단기술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맞춰져 있다. 줄어드는 병력을 기술로 보완하면서 AI와 유·무인복합체계를 활용해 기존 인력 중심의 임무 수행 방식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2사업장 성능시험장에서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궤도형 UGV 테미스(THeMIS), 4세대 무인차량 그룬트(GRUNT) 등 UGV 3종이 성능 시연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난달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2사업장 성능시험장에서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 궤도형 UGV 테미스(THeMIS), 4세대 무인차량 그룬트(GRUNT) 등 UGV 3종이 성능 시연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자동장전 다음은 ‘무인 K9’…핵심기술 개발도 진행
 
K9 계열에서는 자동화 이후를 겨냥한 기술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방사청에 따르면 유·무인복합 운용을 위한 핵심기술을 개발 중이며 일부 핵심기술은 과제 기획 단계에 있다. 군과 협업해 향후 무기체계 도입을 위한 소요도 검토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시한 K9 발전 방향을 보면 다음 단계는 더욱 분명하다. 차세대 K9A3는 완전 무인화를 지향한다. AI 기술을 활용해 사격지휘장갑차 1대가 최대 3문의 자주포를 통제하는 운용 개념도 제시됐다. 각각의 자주포에 사람이 탑승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대의 무인 자주포를 하나의 지휘체계 아래 운용하는 방식이다.
 
업체 역시 병력 감소를 이 같은 변화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군 병력자원 감소 추세가 많은 방산 기업들이 유무인복합체계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K9 계열의 유무인복합 운용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2사업장 성능시험장에서 K21 보병전투장갑차,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 천궁-II,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오른쪽부터)과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비롯한 UGV 3종(왼쪽)이 기동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난달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2사업장 성능시험장에서 K21 보병전투장갑차,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 천궁-II, 차륜형 장갑차 타이곤(오른쪽부터)과 다목적무인차량 아리온스멧을 비롯한 UGV 3종(왼쪽)이 기동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자주포 넘어 다연장로켓까지…천무도 핵심기술 개발
 
같은 변화는 다연장로켓 천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K9과 천무가 현재 서 있는 단계에는 차이가 있다. 방사청은 천무의 작전적 성능 향상을 위한 성능개량을 우선 검토하는 한편, 유·무인복합 운용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군과 관련 소요를 검토하고 있다.
 
천무는 K9 계열처럼 구체적인 유·무인복합 운용 개념이 제시된 단계는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천무의 유·무인복합 운용을 ‘초기적인 단계의 구상’으로 보고 있다. 향후 성능개량과 함께 유·무인복합 운용 방식이 어떻게 구체화될지가 다음 단계다.
 
기존 무기는 덜 태우고, 새 무기는 처음부터 사람 없이
 
병력 감소에 대응하는 무기체계 변화는 기존 장비에서 운용 인원을 줄이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기존 유인체계를 자동화·무인화하는 작업과 함께 처음부터 사람이 타지 않는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리온스멧(Arion-SMET)과 그룬트(GRUNT) 등 무인지상차량(UGV·Unmanned Ground Vehicle) 계열을 개발하고 있다. 아리온스멧은 사람이 직접 탑승하지 않고 탄약·물자 수송, 부상자 후송, 정찰 등 보병부대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6륜 전기구동 무인차량이다. 한 번 충전해 최대 100㎞를 주행하고 최대 550㎏을 적재할 수 있다.
 
이처럼 무인전력의 역할도 단순 수송을 넘어 정찰과 위험 임무 등 장병이 직접 수행하던 영역을 대체·보완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병력자원 감소 등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무인 복합체계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목적 무인차량, 폭발물 탐지·제거로봇,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 등 무인전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미 기자 nanh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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