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급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3일 ‘암살자(들)’의 누적 관객 수가 20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올해 개봉한 작품 가운데 9번째 200만 관객 돌파다.
영화는 1974년 재일교포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던 과정에서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진 사건을 소재로 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경찰 철구(유해진)와 신문사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담았다.
지난달 23일 개봉한 영화는 추석 연휴인 24~27일 관객 140만7000여명을 동원하며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디세이’ 등을 제쳤다. 지난달 28일에는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내줬지만, 이달 들어 다시 정상을 이어가고 있다.
예매율도 상위권을 유지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예매율은 16.9%, 예매 관객 수는 8만4000여명이다. 애니메이션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25.7%)에 이어 2위다.
흥행과 별개로 영화를 둘러싼 갈등은 커지고 있다. 극 중 사건 배후에 중앙정보부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장면 등을 두고 정치권 등에서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은 출연 배우의 작품 밖 활동으로도 번졌다. 유해진이 모델로 출연한 패스트푸드 브랜드와 증권사의 유튜브 광고 영상에는 항의성 댓글이 이어졌고 이후 댓글 기능이 닫혔다. 한 보수단체는 유해진 자택 앞 집회를 예고했다. 하이브미디어코프는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인사 등 영화 관련 행사를 취소했다.
영화계 단체들은 다양한 평가와 해석은 존중해야 하지만, 참여자 개인을 향한 비방과 위협은 멈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듯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그에 따른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의 논쟁이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제작사와 감독, 배우와 스태프 등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한 위협으로 확산하고 있어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영화 참여자의 개인에 대한 비방과 협박, 사생활 거론, 신변의 안전, 생업을 위협하는 일들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작품을 둘러싼 갈등이 배우나 창작자 개인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정희 대통령 피살 사건을 다룬 블랙코미디 영화 ‘그때 그 사람들’(2005) 역시 역사적 인물의 묘사를 놓고 논란을 겪었다. 극 중 대통령이 여색을 밝히거나 일본어를 자주 사용하는 장면 등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이후에는 작품 참여나 관람 의사를 드러내는 것만으로 개인에게 비난이 쏟아지는 사례도 나타났다. 배우 정유미는 ‘82년생 김지영’(2019)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남성 혐오를 부추긴다는 공격을 받았다. 가수 나얼은 이승만 대통령의 생애를 다룬 ‘건국전쟁’(2024) 포스터를 SNS에 올렸다가 악성 댓글이 이어지자 댓글 기능을 차단했다.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쟁 역시 역사 해석과 작품 평가를 넘어 참여자의 사생활과 생업으로 향하면서 영화계는 창작자 개인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CGK)은 창작 활동 위축을 우려했다. 조합은 “공감도, 아쉬움도, 다른 시각도 영화를 둘러싼 의미 있는 대화의 일부”라면서도 “그 대화가 작품을 넘어 창작자와 배우 개인에게 향하거나 관객의 평가가 있는 그대로 전해지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앞으로 창작자들이 새로운 이야기에 도전하는 일이 조금씩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