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훈 기자]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제15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장에 선임되면서 최근 어려운 조선 시황을 극복하기 위해 소통과 화합이라는 상생 문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중공업의 데크하우스 제조를 위탁받은 욱일기업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하게 작업 단가를 인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400만원 부과 받았다.
삼성중공업의 잘못은 아니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욱일기업의 사건이 삼성중공업의 단가 인하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간의 비슷한 사건은 또 있다. 제1하청 A기업이 B기업에게 공사대금을 주지 않아 B기업이 도산위기까지 몰린 것이다.
이처럼 조선업계의 갑(甲)의 횡포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일부 임직원은 협력업체에 아들이 수능을 치는데 행운열쇠를 사달라거나 아내가 원하는 김연아 목걸이를 사 올 것을 요구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조선업계는 원청의 하청에 또 하청의 산업 구조를 갖는다. 산업 특성 상 원청의 요구를 하면 하청이 또 다른 하청에게 지시하는 구조다. 만약 이런 관계에서 벗어날 시 당장 공사에서 빠지게 된다. 실제 B사의 경우 다른 현장에서 철수되기도 했다. 원청이 슈퍼 갑인 것이다.
원청의 원가절감을 위해 시행하는 저가수주는 협력업체의 납품단가 인하 압박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면서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더구나 발주 업체들의 입김이 세지면 업계에서 살아남더라도 큰 의미가 없다. 업계 공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현재 조선업계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최악의 경영난 위기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 사장의 ‘소통’과 ‘화합’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이유다.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