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이 국회를 방문해 해군의 강정마을 주민 등에 대한 구상금 청구소송 철회에 대한 중앙 정치권 차원의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제주도의회 신관홍 의장과 김황국 윤춘광 부의장, 김용범 김태석 현우범 김경학 의원, 강성균 교육의원 등은 지난 22일 국회를 방문해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여야 3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국방위원장, 3당 간사 등과 잇따라 면담을 가졌다고 24일 밝혔다.
신 의장 등은 이 자리에서 해군의 구상금 청구 소송이 도민통합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금전적인 문제를 떠나 정부와 지역주민 간의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우려가 농후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특히 삼성물산(제1공구) 시행의 손해배상 소송에 이어 최근 대림산업(제2공구) 시행의 손해배상 소송도 계류 중인 상황임을 감안, 해군이 각종 국책사업 진행과정에서 발생한 공사지연의 책임을 주민에게 전가시키는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신 의장 등은 해군의 구상금 청구 소송이 반드시 철회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거듭 건의했다.
이에 정세균 국회의장은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강정마을을 직접 방문한 적이 있고, 또 자신이 명예 제주도민임을 밝히고 “정부가 이러한 일로 구상금을 청구하면 국민이 갈 데가 없는 것 아니냐”며 지역주민이 겪고 있는 아픔에 인식을 같이 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인간적으로 너무 심하다. 당 차원을 떠나 주민공동체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조속히 국방부 관계자를 불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 역시 “이런 문제로 구상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없다. 정치권이 해결해야 한다”면서 관련 문제를 당 차원의 중요 과제로 상정하고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외에도 신 의장 등은 오는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강정주민들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움직임과 관련해 지난 2009년 체결한 기본협약서처럼 주민의 생존권과 재산권이 제약받지 않도록 해줄 것을 별도로 건의했다.
이현정 기자 jeju2j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