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의경 시신서 상습구타 흔적”...부실 수사 의혹 주장

군인권센터 “의경 시신서 상습구타 흔적”...부실 수사 의혹 주장

기사승인 2017-07-25 15:53:26

[쿠키뉴스=조미르 기자] 지난 5월 김포공항경찰대에 전입한 지 석 달여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경의 시신에 상습적인 구타 흔적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는 경찰 측의 “구타·가혹 흔적이 아니다”는 입장과 배치된다.

군인권센터는 25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한 박현수 일경의 검시 사진 분석 결과, 외력에 의한 멍 자국 등 선명한 구타 흔적이 나왔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시신의 왼쪽 넓적다리와 우측 종아리 부위에서 멍 자국이 발견됐다. 멍 두 곳은 각각 길이 11㎝에 너비 2㎝, 길이 4㎝에 너비 2.5㎝ 크기다.

군인권센터 운영위원인 김대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해당 손상은 사망 시점 이전에 생긴 상처임이 부검 과정에서 확인됐다"며 “부분적으로 둔력이 작용해 형성된 것으로, 사망 원인과는 상관없는 국소적 충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외에도 지속해서 회복된 상처들이 여러 곳에 보였다”며 "멍든 시기가 다르다는 것은 시기를 달리하는 외력이 있었다는 뜻이다. 상습적 구타·가혹 행위가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감정서에도 ‘사망 시점 이전에 형성된 손상’이라는 표현이 있다”면서 “경찰이 특별한 소견이 아니라고 한 것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 진압봉과 같은 형태의 물건에 의한 체벌이 피해자에게 상습적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박 일경은 김포공항경찰대에 전입한지 석 달 만인 지난 5월13일 부대 내 화장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이후 뇌사상태에 빠져 11일만인 지난 5월24일 숨을 거뒀다. 유족들은 평소 우울증을 앓던 박 일경이 부대 내에서 폭언과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 측도 “부대 간부들이 우울증약 복용을 조롱하고 약을 먹지 못하게 압박한 정황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의 부실 수사 의혹도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경찰이 구타·가혹 행위를 확인한 일은 지난 5월 22·27일에 실시한 설문조사뿐”이라면서 “검시 사진만 봐도 구타 추정 흔적이 명백한데 사건 발생 2개월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유족이 서울경찰청 광역과학수사8팀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경찰은 사건 발생 11일 후인 지난 5월24일에야 사고 현장을 확인했다”며 “열흘 넘도록 현장 한 번 가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meal@kukinews.com

조미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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