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부안=이경민 기자] 해수욕장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리면서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현장에 배치된 안전관리요원들의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익수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물론,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해수욕장 곳곳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이 긴급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원성을 자초하고 있다.
최근 부안군 관내 해수욕장 2곳에서 사흘새 2건의 익수사고가 발생해 2명이 모두 사망했다. 이들은 물 밖에서 안전관리요원들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경찰과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목숨을 잃었다.
이 과정에서 해수욕장 안전관리요원들의 미숙한(?) 대처가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29일 오후 5시3분께 전북 부안군 변산해수욕장에서 가족과 물놀이를 즐기던중 밀물과 함께 들어오는 파도에 휩쓸려 바닷물에 빠진 A모(61·여)씨.
A씨는 곧바로 물놀이를 하던 가족들과 주변에 있던 안전관리요원의 도움을 받아 백사장까지 나온 직후 "바닷물을 많이 마셔 어지럽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의 곁에는 안전요원이 있었지만, A씨가 7분뒤인 오후 5시10분께 의식을 잃고 쓰러질 때까지 특별한 응급처치나 조치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쓰러진 A씨는 그때서야 안전관리요원들의 심폐소생술을 받긴 했지만, 7분간 고통을 호소하는 A씨의 건강상태를 안전관리요원들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A씨의 가족이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119에 구조요청을 보낸 뒤에서야 A씨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오후 2시37분께 부안군 격포해수욕장에 물놀이를 하던 A모(67)씨는 허리 아래 깊이의 바닷물에 빠졌다. 사고 당시 A씨가 물에서 허우적대는 것을 발견한 A씨의 아들은 곧장 안전관리요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안전요원들은 A씨를 바다에서 건져 고무보트에 실은 뒤 백사장으로 이동시킨 후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후 A씨는 해경과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목숨을 잃고 말았다.
사흘 동안 2명의 익수사고로 사망자가 속출한 것은 부안군의 안전관리요원 선발 및 훈련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안군은 해수욕장 개장에 앞서 지난 달 초 해수욕장 안전관리요원 54명을 뽑아 관내 해수욕장에 분산해 배치했지만, 해수욕장 안전관리요원들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한 합동훈련만 받은 뒤 현장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무늬만 안전관리요원'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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