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기준금리 결정을 둘러싼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은의 금리 인상은 다음달께로 예정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효과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31일 기준금리를 현 1.25% 수준에서 1년2개월째 만장일치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실물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를 앞세운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등 성장 흐름이 7월 전망(추경 효과를 배제한 연 2.8% 성장) 경로에 부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북 리스크의 영향으로 금융시장과 경기 회복에서 변동성이 커지면서 동결로 결론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이런 요인으로 경기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한은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북한 리스크, 사드, 부동산 경기 등의 불안 요인을 주시하며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 입장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는 데 가장 부담이 되는 요인은 가계부채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가계대출과 카드를 그은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가계부채)이 1388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다. 여기에 '8·2 부동산 대책'을 기점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올 3·4분기에는 가계부채 증가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연말까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10월 19일과 11월 30일 두 차례 남았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상은 9월에 나올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효과를 지켜본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