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없는 8.2 대책'… 8월 서울 강남·북 모두 '후끈'

'효과없는 8.2 대책'… 8월 서울 강남·북 모두 '후끈'

기사승인 2017-09-19 05:00:00

정부가 부동산 이상과열 현상을 잡기 위해 초강력 '8.2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지난 8월 서울 지역의 청약경쟁률은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북 모두 수요자들은 규제와 상관없이 막차를 타기 위해 청약시장으로 몰려들면서 그 어느때 보다 열기가 뜨거웠다.

1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서울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17.7대1을 기록했다. 이는 월별 평균 청약경쟁률 기준으로 올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강북에서 지난달 17일 청약접수를 진행한 서울 마포구의 '공덕 SK리더스뷰'는 8·2대책 이후 첫 분양단지로 주목받았다. 8·2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가 최고 30%로 낮아졌기 때문에 대출이 어려운 실수요자의 청약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 단지는 예상과는 달리 평균 34.6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 '신길 센트럴자이'(56.9대 1), 지난 6월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38대 1)에 이어 올해 서울에서 3번째로 높은 청약경쟁률이었다.

지난 1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중랑구 '한양수자인 사가정 파크'는 평균 6.4대 1의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청약 마감됐다. 업계에서는 단 한 가구를 모집한 59㎡에 115명이 몰리면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특히 강남에서는 '로또 청약' 열풍이 불면서 올해 최고 경쟁률을 갈아 치웠다. 신반포센트럴자이는 지난 7일 1순위 청약결과 평균 1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 마감했다. 이는 올해 서울 최고 기록이었던 신길센트럴자이의 평균 경쟁률 57대1을 크게 앞지른 것이다. 평형별 최고 경쟁률은 5가구 모집에 2550명이 청약을 신청한 59C타입으로 510대1을 기록했다. 59A타입과 84C타입도 각각 291대1과 243대1로 높은 인기를 보였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을 재건축한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는 1순위 청약접수 결과 18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7544명이 접수해 평균 4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 타입이 1순위 마감됐다.

이처럼 수요자들이 정부 대책에 개의치 않고 분양시장으로 몰리는 이유는 규제 강화 전 막차를 타려는 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이달 말부터 변경된 청약규제를 적용한다고 예고하자 그 전에 실수요 등이 적극 청약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청약가점제가 확대 시행되면 가점이 낮아도 당첨될 수 있었던 25%의 기회가 사라지고, 무주택 기간 등이 짧으면 당첨 확률이 떨어진다.

정부의 잇단 규제로 분양가가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남에서는 정부 압박에 분양가가 내려가면서 수 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청약자가 대거 몰리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여전히 주택 공급이 적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은 집을 지을 새 땅이 없어 사실상 재개발·재건축이 유일한 신규 주택 공급처다. 이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신규 공급이 끊기면 다시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우려가 많았지만, 서울 지역은 '청약 불패'라는 점이 더 확실하게 증명 됐다"며 "새로운 청약 시스템이 도입되면 상황을 지켜봐야 겠지만, 서울 지역의 수요와 공급을 조절하지 못하면 뜨거운 청약열기가 내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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