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만에 시세차익 12억원’
증권·부동산을 통틀어 개인 투자자 가운데 이만한 재테크의 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나 일본 증권가의 승부사 고레가와 긴조를 버금케 하는 주식투자 천재가 한국에 있다. 그가 찍은 종목은 마법처럼 롤러코스터 형식의 등락을 보여줬다. 수많은 증권업계 전문가와 애널리스트들은 그에게 무릎 끓고 한 수 배워야 할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얼마 전 까지 헌법재판소 재판관 소장으로 거론됐다가 자진사퇴한 이유정 전 후보자다.
이유정 전 후보자는 가짜 백수오 파동을 일으킨 건강기능식품회사 내츄럴엔도텍의 주식 매매를 통해 2년도 안 돼 5억3000만원을 시세차익을 챙겼다.
이 전 후보자는 비상장사인 내츄럴엔도텍의 주식을 상장되기 전(2013년 5월) 매입했다. 상장 전 이 회사의 주식 가치는 2만원 대였다. 이후 그는 상장 뒤 유상증자까지 받았다. 이후 그는 투자한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자 곧 매도했다.
이 전 후보자가 투자한 내츄럴엔도텍은 2013년 10월 상장했다. 이후 이 기업은 2015년 4월15일 9만1000원까지 올랐다가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같은 해 5월20일 9270원까지 급락했다. 당시 투자했던 개미투자자들은 눈물을 흘렸지만 이 전 후보자는 돈방석에 앉았다.
이 전 후보자의 재테크 능력은 어느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투자에서도 빛을 발했다. 그가 찍은 종목인 ‘미래컴퍼니’는 올해 초 롤러코스터 같은 주가 등락 현상이 나타났다.
그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LCD 공정장비 및 반도체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인 미래컴퍼니 주식을 매수했다. 이 전 후보자가 꾸준하게 투자했던 미래컴퍼니 주식은 2017년 4월 갑작스런 급등세를 보였다. 이 전 후보자는 해당 업체의 주가가 최고점에 달하자 주식을 팔았다.
이 전 후보자가 주식을 매도한 이후 미래컴퍼니 주식은 급락했다. 그는 주가가 하락한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주식을 사들였다. 그가 주식을 사들이자 주가는 반등했다. 이 전 후보자는 고가 상태에서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 전 후보자의 재테크 투자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매수와 매도 시점을 정확하게 읽었다는 점이다. 일본 증권가의 전설로 불리는 고레가와 긴조를 능가하는 눈썰미를 보여준 것이다.
또한 이유정 전 후보자가 소속된 법무법인 원의 구성원들도 해당 업체의 주식을 산 뒤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와 관련해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내부 정보를 사전에 취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는 이 전 후보자의 결백을 믿고 싶다. 그가 단순히 법조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민변 출신으로 후보자 추천 당시 여성 인권과 사회적 약자에 관심이 많은 법조인으로 잘 알려졌다. 그런 분이 개미투자자들의 눈물에 과연 무관심했을 리가 없다.
또한 이 전 후보자가 부당 행위가 사실이라면 자본시장의 부당거래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시가 허술했다는 것만 드러내는 꼴이 된다. 자본시장에서 수상한 주식 거래가 있을 경우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한국거래소 등에서 조사할 수 있다. 물론 수많은 주식 거래를 낱낱이 볼 수 없다는 고충도 이해는 간다.
차라리 이번 사건이 의혹미수에 불과한 해프닝으로 끝났으면 한다. 이 전 후보자가 억울한 혐의를 벗고 재테크 시장에서 활동하는 모습도 보고 싶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