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사업 속도를 급하게 올리고 있다. 올해 말로 끝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혜택을 받기 위해서다. 재건축 사업 단계를 감안하면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야만 세금 폭탄을 피할 수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관할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곳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등 8곳이며 구별로는 서초구 7곳, 송파구 1곳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28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올림픽공원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이 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최고 35층짜리 총 287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4차와 반포동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조합은 지난달 11~12일 서초구청에서 연달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각각 6월, 7월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해 과거 사례보다 최대 3개월 정도 인가를 승인을 얻었다.
비슷한 시기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방배13구역 단독주택 재건축 단지, 반포현대, 신반포22차, 반포주공1단지(3주구)도 사업시행인가 단계를 넘었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로 떠들썩하게 시공사를 선정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의 속도전이 눈에 띈다. 지난달 27일 시공사 선정과 동시에 서초구청으로부터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8월9일 신청한 이후 7주 정도 걸린 것이다.
사업시행인가는 재건축 사업 막바지로 관리처분계획 직전 단계다.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재건축 조합은 조합원 분양 등 후속절차를 거쳐 관리처분인가 계획을 신청할 수 있다. 연내 관리처분인가 계획을 관할구청에 신청하면 초과이익환수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따라서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추진해볼 수 있다.
이처럼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재건축 조합들이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최근 들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강남재건축 단지들은 내년 1월1일 부활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만약 내년 1월1일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경우 사업으로 인한 평균 이익이 조합원 1인당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부담금으로 내야 한다. 또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된 시점부터 준공 후 입주 때까지 오른 집값에서 해당 지역의 평균 집값 상승분, 공사비, 조합 운영비 등을 빼 환수 금액이 산출된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재건축 단지들이 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구청에 가서 사업 승인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가구당 내야하는 세금이 적어도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