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11월 최대 규모의 신규 분양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또 내년 예정 물량을 연내로 일정을 앞당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종합대책을 통해 대출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본격 시행되기 전 남은 물량을 털어내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형·중견 건설사는 내년에 계획된 분양 물량을 연내로 앞당기거나 축소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부터 12월까지 신규 아파트가 대거 공급된다. 10대 대형 건설사들은 연내 아파트 3만3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올해 11∼12월 분양을 앞두고 있는 아파트는 전국 50곳, 3만3339가구에 달한다. 이 중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 물량은 22곳, 1만7373가구(조합원 분양물량 및 임대아파트, 오피스텔 제외)로 전체 분양물량의 절반을 웃돈다.
현대건설은 올 연말 아파트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건설사다. 총 9곳 6996가구를 분양한다. 이어 현대산업개발이 10곳, 6106가구를, 대림산업이 7곳, 4687가구를 연내 분양할 계획이다. GS건설은 6곳, 4006가구를, 롯데건설은 8곳, 367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대우건설 10곳 3219가구 △포스코건설 7곳 2207가구 △현대엔지니어링 2곳 2799가구 △SK건설 2곳 79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물산은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연내 분양물량이 없다.
중견 건설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연내 전국에서 총 4만5721가구를 일반분양 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이 가장 많은 1만4523가구를 분양한다. 이는 중견건설사 전체 물량의 32%을 차지한다. 경기가 가장 많은 23개 단지 1만1966가구를 분양하며 서울은 7개 단지 1577가구, 인천 3개 단지 980가구 순이다.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서두르는 이유는 정부의 가계부채종합대책이 내년 1월부터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대책이 시행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대출 보증한도도 수도권의 경우 6억원에서 5억원으로 하향 조정된다다.
중도금 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보증기관 보증비율은 기존 90%에서 80%로 축소된다. 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이 지난해 100%에서 90%로 줄어든데 이어 다시 80%로 낮아지면서 금융권의 집단대출 심사는 더 까다롭게 진행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의 각종 규제로 내년에 부동산 시장 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에 연내 최대한 공급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통계보다 실제 분양 물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 관계자 역시 "대형 건설사에 비해 중견은 지방 분양물량이 많아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주택사업 비중이 큰 중견건설사들은 내년 분양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김수연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예정인데다 10ㆍ24대책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수도권 광역시 세종의 경우 중도금대출 보증한도가 5억원으로 1억원 줄어들게 된다"며 "이에 따라 분양시장에서 비투기과열지구인 경기ㆍ인천을 중심으로 중소형 선호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