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뭍을 밟지 못한 단원고 남현철·박영인 학생, 양승진 교사, 권재근·혁규 부자 등 미수습자 5명의 합동 추모식이 18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엄수됐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1313일 만이다. “뼈 한 조각이라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었다”는 미수습자 가족들은 눈물을 쏟아냈다.
가족들은 선체 내부 수색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이들을 가슴에 묻기로 했다. 입관식은 미수습자들이 생전에 사용했거나 수색 과정에서 찾은 유품으로 치러졌다. 이날 아침 몰아친 강풍으로 인해 애초 예정됐던 세월호 선수부가 아닌 목포신항 청사 내에서 진행된 추모식은 오전 9시30분 미수습자들의 영정을 제단에 차례로 올리며 시작됐다.
천주교·원불교·불교·개신교 등 4대 종교의식이 이뤄진 후 유가족 및 추모객의 헌화와 추모시 낭송 등이 눈물 속에서 이어졌다. 추모식 자리에는 시민 200여명과 함께 세월호 4·16가족협의회,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주영 전 해수부 장관, 국민의당 박지원·천정배 의원, 정의당 심상정·윤소하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이 영정을 받들고 올라탄 운구차는 세월호 선체를 천천히 한 바퀴 돈 뒤 추모객과 수색 작업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목포신항을 떠났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선체 수색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 지금 힘들지만 가족을 가슴에 묻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족들은 “일각에서 가족들을 못마땅하게 보는 것도 알고 있지만 가족이 너무 보고 싶어 내려놓지 못했다”며 “뼈 한 조각이라도 따뜻한 곳으로 보내주고 싶어 여기까지 왔다”고 전했다. 이어 “수많은 갈등 속에 더 이상 수색은 무리한 요구이자 저희를 지지해주시는 국민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