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분계선 통과한 뒤 걸어서 회담 장소로 이동
북측, 판문점 연락채널로 수행원·지원인력 명단 통보
“북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남북관계 개선 등 논의”
지난 2015년 12월 열린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2년여 만에 갖게 되는 남북 고위급회담을 위해 북측 대표단이 9일 오전 9시 30분쯤 군사분계선(MDL)을 넘는다. 통일부는 8일 북측이 수행원 및 지원 인력 명단을 통보해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오후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의 수행원 등의 명단을 전달받았으며 이로써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 대표단은 군사분계선을 통과한 뒤 걸어서 회담 장소인 평화의집으로 향할 예정이다. 남측 대표단은 회담 당일 오전 7시10분쯤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 모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언론을 통해 회담에 임하는 각오 등을 전한 뒤 30분쯤 본부를 출발한다.
오전 10시 협상테이블에 마주하게 될 조 장관을 수석대표로 한 우리측 대표단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대표단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 등의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회담을 하루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조 장관은 “기본적으로 북한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논의에 집중할 생각”이라면서 “남북관계 개선 논의 과정에서 이산가족 문제나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앞으로도 실무 협의 등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위급회담에는 통일부 장관과 차관이 이례적으로 함께 나간다. 대표단에는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포함됐다.
앞서 회담에 대한 대책은 조 장관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대책은 차관 주재 전략기획단 회의, 장관 주재 전략회의 등 유관부처 간 협의를 거쳐 수립됐으며, 이후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협의를 거쳐 확정됐다.
한편 이번 회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지난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2년1개월 만의 남북 당국회담이다. 특히 지난 2016년 2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일으키고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 이후 경색됐던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