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요일, 프로야구 주요 경기가 폭설·폭우가 아닌 미세먼지 때문에 취소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미세먼지로 경기가 취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야구 규약 27조 3항에는 “경기 개시 예정 시간에 강풍, 폭염, 안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돼 있을 경우 해당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청으로 확인 후 심판위원 및 경기관리인과 협의해 구장 상태에 따라 취소 여부를 규정한다”고 명시돼있다.
이날 미세먼지는 한때 481㎍/㎥까지 치솟으며 주의보(150㎍/㎥)를 넘어 경보(㎍/㎥) 기준치까지 훌쩍 뛰어넘었다. 야외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호흡기 질환 등 건강상 치명적 문제가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이다.
KBO 사무국은 “경기 관리 주체인 홈 구단은 물론 원정 구단과 현장의 KBO 경기운영위원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면서 “팬들과 선수단의 건강을 고려해 잠실 오후 5시 30분, 수원 6시 5분, 문학 6시 10분에 각각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반도가 미세먼지에 온통 뒤덮였다. 서울시 등 주요 시·도에선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초 서쪽에서 날아오는 중국발 황사·미세먼지를 막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태다.
교육부는 지난 6일 ‘학교 고농도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미세먼지로 아이들의 건강이 위협받자 내놓은 대책이다. 이 대책에 따라 앞으로는 미세먼지가 ‘나쁨’일 경우 학교에서 질병결석을 인정한다. 아울러 향후 3년간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에 환기시설이나 공기청정기 등 공기정화장치가 설치된다. 또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체육수업이 정상 진행되도록 모든 학교에 실내 체육시설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공기정화장치 확대 설치에 교실당 평균 200만원이 쓰일 것으로 보고 약 2200억원의 소요예산을 추정했다. 실내 체육시설 설치의 경우 3800억원이다.
7일 현재 미세먼지의 위협은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이날 정오(12시) 미세먼지 수치는 전국 대부분이 ‘보통’ 수준에 머물렀다. 서울 79㎍/㎥, 강원 65㎍/㎥, 충남 73㎍/㎥, 대구 71㎍/㎥, 부산 57㎍/㎥, 전북 60㎍/㎥, 전남 46㎍/㎥ 등이다.
기상청은 이 같은 수치가 서풍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