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이 ‘사인 훔치기 논란’에 대해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태가 일어났다”면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전략분석팀에서 오버를 했다”면서 본인은 모르는 일임을 강조했다.
류 감독은 19일 광주에서 KIA전을 앞두고 “현장 책임자인 감독으로서 사과드린다. 야구를 사랑하는 팬과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류 감독은 “사인을 미리 알아서 공유하는 건 비겁한 행위다. 결코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서 해당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오버’라는 표현을 쓰며 “전력분석팀에서 주자 도루에 도움을 주려고 한 것 같다. 명백한 잘못이다”고 책임을 분석팀에 돌렸다.
LG는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8 KBO리그 경기에서 더그아웃 통로에 KIA 배터리의 구종별 사인을 분석한 A4용지를 벽에 붙여 논란을 빚었다.
용지에는 ‘KIA 구종별 사인’이란 제목으로 우타자 기준 몸쪽, 바깥쪽, 커브, 슬라이더, 체인포크(체인지업+포크볼) 등의 사인 내용이 담겨있었다.
암암리에 팀별 사인 분석이 있다곤 해도, 이렇듯 대놓고 당당하게 상대팀 사인을 벽에 붙여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이날 LG는 광주 원정길을 떠난 상황이었다. 상대팀 구장에 이 같이 종이를 붙여놓은 것을 놓고 ‘당초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다’는 평가가 나왔다.
KBO리그 규정 제26조 ‘불공정 정보의 입수 및 관련 행위 금지’ 1항에서는 “벤치 내부, 베이스코치 및 주자가 타자에게 상대 투수의 구종 등의 전달 행위를 금지한다”고 명시돼있다. 2항에서도 경기 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를 전달하지 못하게 돼있다.
KBO는 해당 사항에 대해 경위서를 받고 상벌위원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LG 구단은 “18일 경기 중 발생한 사인 이슈와 관련해 프로야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본 건으로 야구팬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릴 수 있는 불미스러운 일이었음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