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훈 새마을금고 회장이 ‘원수’를 만났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으로 박 회장 보수 삭감에 기여한 인물이다. 만남은 10일 행안위 국정감사장에서 이뤄졌다.
중앙회장 연봉은 요 근래 국감에서도 언급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다. 서민금융기관 수장이 경영은 제쳐두고 주머니 채우기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새마을금고는 신종백 전 회장이 자회사 비상근 이사장으로 취임해 보수를 올리는 사이 지역금고가 문을 닫고 예매마진이 축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신 회장 재임 중 수천억 원이 투입된 MG손해보험은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박 회장은 이런 과제를 안고 지난 3월 취임했다. 그리고 불과 7개월 만에 고액 연봉으로 국감에 소환됐다. 그와 마주한 김 의원은 중앙회장이 상근에서 비상근으로 바뀌도록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지난 2014년 통과됐다. 하지만 시행 연도는 2015년이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여당의원들이 고집을 부려 법 시행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 전 회장은 임기가 남았는데도 법망을 피할 수 있었다.
따라서 ‘비상근 1호’인 박 회장 입장에서는 김 의원이 덜 반가울 수 있다. 취임과 동시에 보수가 깎였는데 연봉을 가지고 불려나왔으니 말이다. 다만 박 회장은 법안 발의자가 김 의원인줄은 몰랐다고 했다.
박 회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성과급이 없기 때문에 전임 회장보다 보수가 적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김 의원이 지적한 ‘4억8000만원’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올해 실지급액이 3억8800만원’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의원실 측은 취임한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회장에게 성과를 책정할 수 없고 애초에 책임이 줄어든 이상 성과급을 받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그러면서 기본급을 올려서 전임 회장과 동일한 급여를 받으려 한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 박 회장은 이렇게 만나고 헤어졌다. 이들은 어쩌면 행안위 종합감사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중앙회장 연봉은 식지 않는 이슈다. 다음 만남에서는 두 사람이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 지 주목된다. 다만 박 회장이 증인 혹은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려면 합의가 필요하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