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사가 지난해 말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합의안 일부 문구 삭제·수정 문제로 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4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홈페이지의 소식지를 통해 “지난해 투쟁의 핵심인 고용안정과 사측 개악안 철회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노조 활동의 걸림돌이 되고 사측의 사업 분할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며 문제 조항의 삭제와 수정을 사측에 요구한다. 사측이 우리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잠정합의안은 전면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문구는 잠정합의안 간사회의록 2번 문항 ‘노동조합은 사업 분할, 지주사 전환, 오일뱅크 사업 운영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노조는 이런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에 이미 서명을 했음에도 노조 내부에서 노조 활동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합의 직후 사측에 재차 삭제·수정을 요구한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에 대한 설명, 찬반투표 모두가 문제가 된 조항의 수정·삭제가 이뤄진 후 실시될 것이다”이라며 “사측이 거부한다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27일 잠정합의안이 도출됐음에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가운데 노조 내부에서는 현 집행부가 이 상황에 책임지고 총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에는 ▲올해 말까지 고용 보장 ▲기본급 동결 ▲수주 목표 달성 격려금 100%+150만원 ▲올해 흑자 달성을 위한 격려금 150만원 ▲통상임금 범위 확대(700%→800%)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연내 타결을 목표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투표 일정이 또다시 해를 넘기면서 임단협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