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위험물질 취급량이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울산지역에서 산업단지의 오염물이 하천이나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이 본격화된다.
울산시는 울산미포국가산단(석유화학단지)을 시작으로 지역 5개 산단, 13개소에 완충저류시설을 순차적으로 조성한다고 8일 밝혔다.
‘완충저류시설’은 산업단지 내 사고로 발생되는 유독 유출수와 오염물질이 함유된 빗물이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초기에 차단하는 수질오염방지시설이다.
8익 착공식이 열린 울산미포국가산단(석유화학단지)은 지난 1971년 조성된 노후 산단이다. 유해화학물질 취급량이 연간 900만 톤, 폐수 유출량이 하루 10만 톤에 달한다. 하지만 석유화학단지에는 사고수, 유출수, 비점오염 등에 대한 안전장치가 없어 배수로를 통해 두왕천과 외황강으로 그대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남구 성암동 64-12 일원에 국비 300억원을 포함한 총 사업비 429억원으로 저류량 3만 7000톤 규모의 완충저류시설을 2021년 완료할 계획이다.
석유화학단지에 완충저류시설이 설치되면 산업단지 내 수질오염사고 발생 시 오염물질을 완충저류지로 유입 처리해 두왕천 및 외황강 오염사고를 예방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16년 지역 전체 산단에 대해 완충저류시설 설치·운영 방안을 수립한 울산시는 석유화학단지를 비롯해 온산국가산단, 신일반산단, 길천산단, 하이테크밸리산단 등 5개 산단 13곳에 순차적으로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이들 5개 산단의 면적은 7044만㎡, 시설용량은 46만2300㎥ 규모다. 총사업비는 5606억원이다.
시 관계자는 "석유화학단지에 이어 올해 온산국가산단 제3분구에 대한 실시설계에 들어갈 것"이라며 "5개 산단에 대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도시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한편, 완충저류시설 설치사업은 낙동강수계에 한해 설치ㆍ운영됐지만, 2014년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전국 수계로 설치 의무가 확대됐다.
울산의 경우 환경부가 지정한 이른바 '사고대비물질'(대형 화학사고 위험물질)의 취급량이 전국 지자체 가운데 가장 많아 그동안 종합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울산지역 156개 사고대비물질 취급 사업장에서 전국 대비 39.9%인 1996만3900톤을 처리하고 있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