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 신세' 젊은 엄마 감동시킨 울산 동사무소의 '복지실천'

'철창 신세' 젊은 엄마 감동시킨 울산 동사무소의 '복지실천'

기사승인 2019-01-09 13:48:02

사업 부도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철창 신세가 된 30대 여성 자영업자의 애절한 가족 걱정이 기초자치단체 복지팀을 움직여 길거리로 나앉게 된 가정의 위기를 모면케 했다.

9일 울산 남구청에 따르면 새해 아침 삼산동행정복지센터 복지팀에 한통의 편지가 왔다. 손편지에는 "지난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보냈던 편지에 이런 큰 배려와 관심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며 "이 사랑을 잊지 않고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며 살겠다"는 새해 다짐을 담고 있었다.

현재 전북 군산교도소에 수용돼 있는 이 여성은 지난해 초 유아용품 인터넷 판매업을 하다가 사업 부진 끝에 5억여원의 빚을 갚지 못하다가 3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가정을 지탱하던 이 여성에게는 5살 아들과 지체4급 장애를 가진 어머니, 경제적 능력이 없는 남편의 생계가 걸려 있었다. 당시 당장의 문제는 살던 집이 강제집행될 예정이어서 당장 남은 가족들의 거처 문제였다.


이 여성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지난해 4월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 "친정엄마와 아들, 남편이 갈 곳이 없어요. 좀 도와주세요"라는 호소 편지를 띄웠다.

사연을 접한 삼산동 복지팀은 남은 가족들의 생계 상황이 절박하다고 판단, 우선 어린 아들 '사랑이'(가명)의 엄마 역을 자처하고 나섰다.

엄마와 갑자기 헤어져 정서적으로 불안해진 사랑이를 위해 드림스타트와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요청, 심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LH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한 뒤 한푼의 부담 없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새로 마련해 줬다. 임대주택 보증금 7000만원 가운데 6650만원은 LH공사에서 부담하고 본인이 부담해야 할 전세금 350만원은 어린이재단으로부터 지원받았다.

이 밖에 밑반찬 및 생계비를 지원하며 '사랑이' 엄마의 빈자리를 최대한 채워줬다.

최진홍 동장은 “삼산동행정복지센터는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런 감사편지를 받을 때 더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소외되는 이웃들이 없도록 때로는 엄마아빠가 되고 때로는 아들딸이 되어 사랑을 전하겠다”고 했다.

울산= 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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