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에 대한 현대중공업의 갑질 논란이 일본까지 지상파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대한한국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14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일본의 지상파 방송국인 'TV도쿄'는 지난 1월29일 한국에 대한 특집프로를 방영하면서 현대중공업의 하청업체 '단가 후려치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거대재벌 하청업체 갑질'이란 제목 아래,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8년도 조선업 수주액이 세계1위인 현대중공업이 하청업체의 희생을 바탕으로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내용을 7분 분량으로 편집해 방영했다.
방송은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안팎을 보여주면서,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갑질철폐 대책위원회' 김도협 위원장(대한기업 대표)과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 위원장이 운영한 대한기업은 170여명의 인력을 현대중공업에 파견했다가 20억원의 부채를 안고, 문을 닫았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현대중공업의 갑질 횡포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다.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현대중공업과 계약서를 보여주며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받은 인건비는 33억원이었지만, 실제 직원들에게 지급한 액수는 55억원에 달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의 우수협력업체로 지정돼 있던 동영코엘스도 현대중공업과 계약 1년 만에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고 지난해 3월 문을 닫았다. 동영코엘스 이원태 대표는 일본 취재팀과 인터뷰에서 "문을 닫기 전년도에 현대중공업 납품예정액은 810억원이었지만, 실제 지급받은 금액은 510억원 밖에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TV도쿄는 현대중공업 관련 내용을 내보낸 뒤 한국 구축함의 추적 레이더 조준 등 양국 정부의 갈등 이슈를 부각시키며 아베 정권의 '한국 때리기'에 동조하는 논조를 견지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가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 대표들이 13일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 갑질철폐 대책위원회' 김도협 위원장과 동영코엘스 이원태 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 천막을 설치,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피해업체들은 "현대중공업의 사내협력업체가 시공 의뢰서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정상적인 하청과는 달리 공정과 경영관리 등 모든 업무를 지시받는 100% 인력공급 업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10월2일 공정거래위원회에 피해 자료를 제출했고, 공정위원회는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장조사와 서면 심사를 거쳐 3월 중순께 전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