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연구비 부정' 교수 적발된 UNIST…징계 아닌 '경고' 그쳐

또다시 '연구비 부정' 교수 적발된 UNIST…징계 아닌 '경고' 그쳐

기사승인 2019-03-06 13:23:39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과학기술원의 연구비 유용 등 부패행위에 대한 징계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또다시 연구비를 쪼개는 방식으로 교수와 특정 업체가 유착한 정황이 적발됐다.  

내부직원의 제보를 받고 감사를 실시한 UNIST(총장 정무영)는 이에 연루된 교수와 행정직원 등 3명에 대해 단순 '경고' 처분만 내리는 데 그쳐, 부패근절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6일 유니스트에 따르면 모 학부 A 교수는 지난해 연구비를 집행하면서 5000만원 이상 물품이나 프로젝트를 외부 업체로부터 구매하거나 용역 의뢰할 경우 입찰토록 돼 있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대학 감사실이 지난 1월17일부터 2주 가량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교수는 입찰 규정을 피하기 위해 2000만원 이하로 물품 구매 또는 용역 의뢰하는 방법으로 특정업체에 연구비를 몰아준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계획적인 부정행위가 확인됐지만, 교수를 포함해 사건 연루자 3명에 대한 징계는 모두 '경고'에 불과했다. 경고는 신분상 불이익이 주어지는 '내부 규정상 징계'에 해당되지 않는다. 때문에 향후 어떤 기록에도 안 남는다.  

UNIST에서는 지난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교수들의 연구비 부당사용이 적발된 사례가 4건에 달하고 있다. 한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의 예산을 부적정하게 집행해 정직 3개월 처분을 받는가 하면, 어떤 교수는 정부과제를 수행하면서 기존 보고서를 베껴 제출해 연구성과 허위보고 등으로 정직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한편 과학기술정통부는 과학기술원의 연구비 부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올해 상반기에 과기원 교원 부패행위에 대한 징계 양정기준을 마련해 발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요청한 자료를 통해 공금유용, 청렴의무 위반 등 일반 직원에 대한 기준을 준용하고 있는 학생연구비 편취, 연구비 부당집행, 표절 등 교원 부패행위에 대한 구체적 징계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

박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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