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말 정부에서 발표한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예타 면제사업에 포함됐던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사업이 당초 울산시 기대와 달리 상당 몫을 부담해야 하는 '애먼 프로젝트'로 급변했다.
송철호 시장은 한달 전에야 이같은 정부의 뒤바뀐 방침을 전해듣고 청와대를 방문하는 등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별무 성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지난 1월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울산 방문때 외곽순환고속도로에 대한 원론적인 예타 면제 약속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 문 대통령과 특별한 친분을 내세우며 "울산시민의 꿈에 화답한 것"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송 시장의 정치력에 큰 흠집이 생겼다는 얘기들이 지역 정치권에서 나돌고 있다.
19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예타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건설과 관련, 미호 JCT~가대IC~강동 25.3km 중 미호 JCT~농소 가대 IC 14.5㎞만 고속도로 구간으로, 나머지 가대IC~강동 10.8km 구간을 대도시 혼잡도로로 분류했다. 혼잡도로 개설 구간에 대한 사업 시행 주체는 울산시로서, 사업비도 모두 자체 부담해야 한다.
이같은 조건은 이전 집행부(김기현 시장 체제)가 정부와 줄다리기를 하던 당시, 정부가 제시했던 고속도로 구간 가이드라인(농소~호계 15.5km 구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국무총리 산하 국책 연구소인 KDI의 결정에 따를 경우 총 사업비 9865억원 가운데 정부가 고속도로 구간 5234억원을, 자동차 전용도로 건설비 중 2620억원(보상비 전액 포함)을 부담하게 된다. 자동차 전용도로 건설비 가운데 보상비를 제외한 공사비 50%(2011억)은 정부가 부담한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와 KDI는 예타면제사업 심의에서부터 관련규정에 따라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상정된 사업과 혼잡도로 개선사업을 구분해 심의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이와 반대로, 외곽순환고속도로 전 구간 사업비에 대한 정부 투자로 믿고 있던 송 시장은 "예전 설계를 바탕으로 울산시에 사업비를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고 수용할 수 없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송 시장은 19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월29일 정부 발표문을 상기시키며 불만을 토로했다. 울산외곽순환도로는 경부선, 동해선과 국도 31호선 연결 간설도로를 신설해 도심 교통혼잡 해소와 미포국가산단 등 18개 산업단지 연계강화에 따른 물류비용 절간 등으로 지역산업 기반조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사업구간을 울산시의 건의대로 울주군 도서면에서 북구 강동동까지 예타면제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명시됐다"는 게 송 시장의 주장이다.
그러면서도 “만약 중앙정부가 KDI의 세부 사업계획 결과를 끝까지 주장한다면 이미 고속도로로 결정된 구간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사업이 착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하겠다”고 한발짝 물러섰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는 혼잡도로 구간에 대해서는 '제2차(2021~2025)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문재인 정부에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한편 송 시장은 80~90년대 노무현·문재인 전·현직 대통령과 함께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인권변호사 3인방으로 일컬어지던 인물로, 문재인 대통령이 예전부터 '절친'이라고 밝힐 정도로 두 사람은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