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지난해 2학기부터 고교까지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전국 군 단위 자치단체에서 '지방재정자립도 1위'를 자랑하는 울주군지역 중학생들이 무상 급식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18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울주군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17일 집행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예비심사에서 중학교 무상급식 추진을 위해 급식비 7억2300만원 전액을 삭감했다.
군의회의 이같은 결정은 울산지역 다른 5개 구·군보다 20%포인트나 더 많은 무상급식 분담률을 떠맡은 집행부의 예산 편성 탓이다. 이같은 불균형은 지난 2017년 9월 시교육청과 울산시 및 5개 구·군이 맺은 중학교 무상급식 관련 협약에서 촉발됐다.
당시 협약에 따라 시교육청이 예산의 60%, 시와 4개 구는 각각 30%와 10%를 분담했다. 반면 울주군의 경우 시교육청이 60%, 시 10%, 군 30%를 각각 지원키로 했다.
시교육청의 분담률은 동일하지만 울주군만 다른 기초단체보다 20% 높은 것이다. 군의회는 무상급식이 정착단계에 들어선 만큼 올해부터 동일한 잣대를 울산시에 요구했다.
앞서 울주군은 올해 당초 예산편성에서 무상급식비 10%를 반영한 3억7200만원을 편성하고, 나머지 7억2300만원은 울산시가 추경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무상급식이 정착단계에 들어선 만큼 올해부터 동일한 잣대로 비율을 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울산시는 군의회의 요구를 끝까지 수용하지 않았다. 울주군은 어쩔 수 없이 제1회 추경에서 분담률 20%에 해당되는 7억2300만원의 예산반영을 시의회에 요청했으나, 시의회 상임위원회에서도 외면받았다.
울주군의회는 오는 18~19일 예산특별위원회를 열어 각 상임위 심의를 거쳐 올라온 예산안에 대해 재심의하게 된다. 예결위에 이어 오는 22일 본회에서도 무상급식비가 끝내 부활하지 못하면 울주군 지역 중학생 학모들은 1인당 연간 12만4200원씩 부담해야 한다.
한편 울주군의 제1회 추경안은 당초예산액 9410억원보다 432억 증가한 9842억원(일반회계 9192억원, 특별회계 650억원) 규모다.
울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