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매곡동 천불사 내 '부모은중선원 실버타운' 입주자 노인 59명은 운영 정상화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부모은중선원 실버타운' 거주자 모임(가칭)은 24일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영상 문제 때문에 노인들이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정상화를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거주자 모임 회장 박채석 외 59명은 "'부모은중선원 실버타운' 그동안 운영 정상화 및 관리자 변경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1개월씩 식사도 거르고 보일러가 고장나 동사할 뻔 했다"고 토로했다.
이 자리에서 박채석 회장은 "양산시 매곡동에 있는 천불사 창건한 도봉스님에 의해 부모님을 모시기 위한 이른바 요양원 같은 부모은중선원 실버타운이 절 옆에 지어지면서 당시 몸이 불편한 노인들을 실버타운에 모셔 봉양하며 여기서 여생을 마칠 것으로 생각했다"며 "죽으면 사찰 내에 있는 납골당까지 모셔준다고까지 약속을 해 우리 노인들은 이를 믿고 지난 1987년 한 사람당 30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 내고 입주를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회장은 "하지만 지난 2013년 2월 도봉 스님이 입적한 후 6년여 동안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다"며 "현재 부모은중선원 실버타운은 벽에 곰팡이가 피어 위생상 문제가 있으며 군데군데 물도 새 당장 보수가 필요한 곳도 여러 곳이 있으며 거주자들이 대부분 고령자라 몸이 아픈 상태에서 관리가 안 되다 보니 거주자들이 더욱 힘든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그 때문에 여러 번 자살소동까지 벌어지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박 회장은 "거주자들은 대부분 75세에서 95세에 이르는 고령자들이며 국가유공자이거나 기초수급자 또는 차상위계층 수급자로서 형편이 어려운 분들이다"며 "현재 사찰 입장으로서는 실버타운의 관리권을 상실한 상태다 보니 노인들에게 제대로 된 관리는 고사하고 숨지더라도 납골당에 모셔지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박 회장은 "양산시 등 관련 단체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단체에서 노인복지 및 개선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 주지 않으면 사각지대에 몰린 이들의 비참한 죽음을 맞이해야만 하는 실정이다"며 조속한 관리자 변경을 요구했다.
한편, 시 관계자는 "현재 '부모은중선원 실버타운'은 미신고 시설이라 복지시설이 아니다. 단속대상이며 패쇄 조치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종교시설 요사체로 등록돼 있고, 과거에 일부 입주자들이 요양시설이 아니고 기도하러 왔다고 했다. 관리자 변경도 납골당 관리자 변경을 요구하는 것인데 건물 소유주와 일치되지 않으므로 불가능 하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그는 "주거자 중에는 수급자, 장애인, 차상위계층, 국가유공자 자격이 있는 분들이 있어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 있으나 나머지 분들은 시에서 도울 방법이 없다"며 "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의논해 봐야 할 것 같다. 시에서는 법 테두리 안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양산=강우권 기자 kwg105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