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김해신공항 전면백지화 및 정책변경'을 요구하기로 했다.
부산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지난 24일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검증단(이하 '부울경 검증단') 주최로 국토부의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한 타당성 검증결과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부울경 검증단의 소음과 안전대책이 미흡하고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최종 결론에 대해 김해시는 전면 수용할 계획이며, 전면 백지화와 정책변경 요구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부울경 검증단의 최종 검증결과를 환영한다"며 "이전부터 우리시가 꾸준히 제기해온 안전과 소음 문제를 비롯해 환경과 법제도, 항공수요에 이르기까지 김해신공항 계획에 총체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부울경 검증단과 뜻을 같이해 정부에 정책변경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증단은 보고회에서 김해신공항은 입지선정 단계에서부터 법적 기준인 장애물제한표면이 검토되지 않아 안전성이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고, 소음 영향지역도 축소돼 김해․부산지역 영향권 주민들의 결사반대를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항공수요 축소, 비행시간 제한, 환경훼손, 법령위반 등 총 6개 분야에서 계획의 타당성과 공정성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검증단은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체할 수 있는 24시간 안전한 관문공항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최종보고에 따르면, 항공수요는 당초 3800만명(2046년 기준)에서 28%나 축소돼 타당성이 결여돼 있으며, 신설 활주로 길이도 국토부 설계매뉴얼 적용시 최소 3.7km가 필요하나 3.2km로 계획돼 있어 대형여객기 및 화물기의 안전운행이 사실상 어려운데다 소음민원에 따라 비행시간제한도 불가피해 24시간 운행이 불가한 그야말로 반쪽짜리 지역거점 공항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신설활주로가 평강천과 서낙동강 등 조류서식지와 이동경로를 막아 과다한 환경훼손도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해시는 착륙경로가 경운산과 임호산을 포함해 인구밀집도가 높은 내외동 등 도심을 저공 비행하도록 계획돼 있어, 2002년 중국 민항기 사고 때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소음문제에서도, 국토부는 김해의 소음피해 가구를 893세대로 보고 있지만, 이번 검증결과에서 이보다 9.4배가 많은 8366세대로 예상된다고 측정했다.
이는 최근에 부산지방항공청에서 실시한 현 김해공항에 대한 '2018 소음영향도 조사용역'에서, 현재 김해공항 운영만으로도 2028년이 되면 현재 3034세대에서 3만167세대로 약 10배, 피해면적은 4.8㎢에서 12.2㎢로 약 2.5배로 소음영향 지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 내용과도 배치된다고 했다.
이처럼 많은 문제점이 드러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에 대해, 부울경 검증단에서는 국무총리실에 가칭 '동남권 관문공항 정책판정위원회'를 설치해 문제점을 공정하게 밝히고, 새로운 입지선정 등 동남권 관문공항 추진방향을 다시 설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김해신공항이 정부 계획대로 강행된다면 최대 피해지역은 김해가 될 것이다"며 "국무총리실에서 이런 사정을 잘 감안해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으로 믿으며, 이를 위해 우리시도 부울경 광역자치단체, 그리고 시 의회, 시민 사회단체와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해=강우권 기자 kwg105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