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에도 변함없이 영화를 통해 여행의 기쁨을 선사할 '서머 스페셜'이 16일부터 시작된다.
'서머 스페셜 2019'는 영화 애호가, 일반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수작들을 집중 소개하는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 연례 기획전으로 한 달 동안 총 27편의 작품이 상영된다.
이번 '서머 스페셜 2019'는 세 가지 섹션으로 마련된다.
지난 3월 29일에 영면한 누벨바그의 대모 아녜스 바르다와 그의 남편이자 예술적 동반자 자크 드미의 작품을 소개하는 '아녜스 바르다 × 자크 드미', 미술가의 고난과 사랑이 담긴 '미술 혹은 미술가들', 자유분방한 집시의 삶과 영혼이 새겨진 '집시의 노래' 등이다.
세 섹션에서 소개되는 영화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지만, 낯선 세계로의 여행과 발견의 기쁨을 공히 선사할 예정이다.
여성이라는 주체에 관한 성찰,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뛰어넘어 사물에 특별한 생기를 불어넣는 '아녜스 바르다'의 영화 세계를 압축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불화를 겪는 커플의 이야기와 남자의 고향인 라 푸앵트 쿠르트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평행적으로 병치되면서 마을의 소소한 공적 사건들과 사적인 관계의 이야기가 기묘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1955).
암 검사 결과를 기다리며 공포감에 시달리는 여가수의 행적을 시간대에 따라 장소를 바꾸어 가며 보여 주는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2).
아내와 정부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남자의 잘못된 믿음에 관한 영화 '행복'(1965).
페미니스트의 시선으로 여성이라는 존재의 행복에 찬사를 바치는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1977).
자크 드미의 어린 시절을 극화한 '낭트의 자코'(1991) 등 대표작 7편이 상영된다.
현실과 상상, 동화와 뮤지컬, 실사와 애니메이션 사이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들을 발표했으며, 비극과 희극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재해석한 '자크 드미'의 작품 5편도 상영된다.
자크 드미의 장편 데뷔작 '롤라'(1961), 프랑스의 항구 도시 로슈포르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로슈포르의 숙녀들'(1967), 샤를 페로의 동화를 각색한 '당나귀 공주'(1970) 등이다.
미술과 미술가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이는 '미술 혹은 미술가들'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그린 '열정의 랩소디'(1956)와 '빈센트와 테오'(1990), 화가 모딜리아니의 슬픈 사랑을 다룬 '몽파르나스의 연인'(1958), 미켈란젤로가 시스티나 성당에서 교황 율리우스 2세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동안 겪은 문제들을 그린 일대기 '고뇌와 전율'(1965).
16세기 천재 화가 카라바조의 삶을 재구성한 '카라바조'(1986), 미술과 관련된 인물을 다룬 '수집가'(1967)와 '보헤미안의 삶'(1992) 등 8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집시가 주인공이거나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영화를 소개할 '집시의 노래'에서는 스페인 전통 춤과 음악인 플라멩코를 통해 네 명의 집시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마법사를 사랑하라'(1986), 집시의 비극적인 삶과 애환이 담긴 '집시의 시간'(1988), 정처 없는 집시들의 여정을 따라간 토니 갓리프의 다큐멘터리 '라초 드롬'(1993) 등 7편이 상영된다.
'서머 스페셜 2019'은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계속되며, 상영기간 중 아녜스 바르다 타계 추모 기념 영화비평포럼도 개최된다.
8월 3일 시네마테크에서 '아녜스 바르다, 카메라와 세계'라는 주제로 아녜스 바르다의 영화세계에 대한 발제와 토론의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관람료는 일반 6000원, 청소년 및 경로는 4000원이며 월요일에는 상영이 없다.
박인호 영화평론가의 시네도슨트 일정과 상영작 정보는 영화의전당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부산=강우권 기자 kwg105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