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수익 구조 다변화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PF(프로젝트 파이낸싱)과 PI(자기자본) 투자 확대와 같은 공격적인 투자 사업으로 전환하고 있다. 기존의 브로커리지와 IB(투자금융)으로는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위탁매매에서 선두주자를 달렸던 키움증권과 PI(자기자본투자)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고, 삼성증권도 부동산PF사업의 영역을 보다 넓혀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자기자본 투자와 부동산 PF사업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의 PI 수익 비중은 30% 이상 늘어난 상태다. 또한 증권사가 보증한 PF 유동화증권 신규 발행액은 11조6509억원으로 전년(8조717억원) 대비 44% 이상 증가했다.
하이리스크 사업으로 불리는 PI투자와 부동산PF 비중이 커진 것은 기존의 위탁매매 및 전통적 IB(상장주관, 유상증자) 등을 통한 수익으로는 한계에 부딪쳐서다.
신한금융투자 김희연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들이 자기자본 투자를 늘리는 이유는 국내 주식 시장의 제한적인 성장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또한 수수료 경쟁도 절정이다. 위탁매매와 자산관리만으로 증익은 어려워서다”라고 진단했다. IB업계 관계자도 “부동산 PF 시장에서 증권사들의 비중이 커져가는 것은 은행권에서 PF 대출관리를 강화하고 있고, 시공사의 신용보강도 감소하면서 증권사의 역할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 실적이 크게 늘어난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키움증권 등은 PI투자·부동산 PF 부문에서 견조한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사업으로 특화된 메리츠종금증권은 증시에 흔들리지 않고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꾸준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키움증권은 1분기 PI 부문 순이익(763억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분기 547억원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도 적극적이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올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기업 네오이뮨텍에 성공적인 지분투자를 하면서 주관사로서의 역할과 PI(자기자본투자) 성과를 동시에 이뤄냈다. 실제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비상장 바이오기업 네오이뮨텍 투자와 관련 약 99억원이 넘는 평가이익을 냈다.
한국투자증권도 비상장 의료기기 업체에 대한 IPO(기업공개) 주관사 역할을 하는 동시에 지분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코넥스에 상장된 의료기기 업체 ‘리메드’를 비롯해 라이프시맨틱스, 제이엘케이인스펙션, 셀바이오휴먼텍 등 바이오·의료기기 기업에 지분을 출자했다.
이밖에 자산관리나 주식중개 수익을 중점으로 해왔던 증권사들도 부동산PF사업에 활발하게 참여 중이다. 삼성증권도 여러 부동산 사업장에 금융주관사로 나서는 등 사업 기조를 변화시키고 있다. 삼성증권은 안양 임곡3지구 재개발사업(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에 대한 PF금융주관사를 맡아 총 1123억원의 자금(대출)을 SPC(특수목적법인)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