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를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김준기 전 DB그룹(옛 동부그룹) 회장이 “주치의의 허락을 받는 대로 귀국해 성실하게 조사받을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김 전 회장 별장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했던 A씨는 지난해 1월 김 전 회장을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또한 A씨의 자녀로 추정되는 이는 국민청원을 통해 김 전 회장을 즉각 체포해 법정에 세워달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16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DB그룹 전 회장 김준기의 성범죄 피해자 가족입니다. 제발 그를 법정에 세워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을 올린 글쓴이는 관련 사건의 피해자인 가사도우미였던 A씨 자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 년이 지나고 억울하고 분한 상처들로 고소를 결심하신 어머니가 저에게 김준기 집에서 당했던 일들을 말하시며 법으로 할 수 있게 도와 달라 하셨다”고 청원 배경을 밝혔다.
그는 “(성폭행) 고발 이후 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인 가해자와 수사기관의 미적지근한 대응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이렇게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김 전 회장의 행동이 노골적이지 않았지만, 점차 가사도우미였던 어머니 곁에서 일본산 음란물을 거리낌없이 틀거나 했다”며 “또한 ’유부녀들이 제일 원하는 게 뭔지 아나. 강간 당하는 걸 제일 원한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A씨 측 주장에 대해 김준기 전 회장 측은 ‘합의된 관계였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또 A씨에게 합의금을 줬는데, 추가로 거액을 요구하려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2017년 비서 성추행 혐의로도 고소당한 김 전 회장은 2017년 7월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