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우건설 ‘이중고’...실적·주가 내리막에 산은 경영간섭 극에 달해

위기의 대우건설 ‘이중고’...실적·주가 내리막에 산은 경영간섭 극에 달해

노조, 산은 인베스트먼트 통한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 제기

기사승인 2019-07-23 05:00:00

대우건설 김형 사장이 취임한 지 1년이 지났으나 최근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또한 현재 대우건설은 실적 급감에 이어 차입금까지 늘어났고 현금흐름 상황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게다가 최근 대우건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 케이디비(KDB)밸류제6호에서 자회사로 불리는 자산관리회사(AMC) KDB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되면서 구조조정 의혹까지 겹친 상황이다. 

23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김형 사장이 조타수를 맡은 이후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985억원으로 전년 동기(1820억원) 대비 45.87%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올해 1분기 494억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분기(1114억원)에 비해 55.65% 줄어들었다. 

대우건설의 실적 부진은 플랜트 부문에서 적자 폭이 확대되서다.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플랜트 실적은 451억6400만원 영업손실을 내면서 전년 동기(-18억7400만원) 보다 크게 손실 폭이 늘어났다. 신한금융투자 오경석 연구원은 “토목은 정상화된 수익성을 시현했고 플랜트는 해외 비용 반영으로 적자전환했다”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1분기에는 차입금의 증가와 현금흐름까지 경색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대우건설의 총 차입금은 2조8891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557억원) 대비 34.02% 증가했다. 이자발생부채도 늘어났다. 이자발생부채란 은행의 차입금과 증권시장 채권자에게 빌린 사채를 의미한다. 대우건설의 이자발생부채는 올해 1분기 3조0703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558억원) 대비 42.42% 늘어났다. 

현금흐름도 경색된 상황이다. 대우건설의 올해 1분기 영업활동의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3324억1711만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은 기업의 수익창출인 제품과 상품의 판매, 용역 제공 등에서 발생되는 현금의 유출과 유입을 의미한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기업의 현금 창출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표면적으로 실적이 나더라도 현금흐름이 수년간 악화될 경우 흑자도산이 나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회계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과 자체사업 진행에 따른 토지대금 납부로 인한 비용 증가가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계변경도 현금흐름 변화에 영향을 줬다는 견해도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올해 1월 초 회계기준 변화로 인해 여러 건설업체들의 기재된 실적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의 2분기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올해 2분기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1207억원으로 전년 동기(1617억원) 대비 25.35% 급감했다.

부진한 실적 만큼이나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우건설의 현재 주가(22일 종가기준)는 4465원으로 김형 사장이 부임한 직후(2018년 6월 11일, 8115원) 대비 44.97% 하락했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에 투자할 당시 주가는 약 1만5000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약 70.23% 급감한 것이다. 

현재 대우건설의 목표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건설의 목표주가(7월 19일 기준)는  6281원으로 1년 전(7986원) 대비 21.34%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명분으로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INVESTMENT)를 설립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조 측은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건설 노조 측은 ‘경영간섭 전문 산업은행, 자회사를 통한 책임회피 결사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매각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벌써부터 구조조정을 예고한 KDB인베스트먼트에서 낙하산 경영진을 앉히려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산업은행의 경영간섭이 극에 달한 작금의 시기에도 그들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며 “KDB 인베스트먼트라는 자회사를 설립해 책임을 회피하고 기업가치 제고라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을 예고했다”고 반발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결국 인력 이탈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건설 사측 관계자는 “현재 대주주가 변경됐을 뿐 변한 것은 없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우건설 내부 논란과 관련해 건설업계 시각은 각양각색이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낙하산 인사 등으로 대우건설 인사에 개입해왔다는 지적도 있으나 대우건설 내부도 산업은행에 미묘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부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대우건설 구성원들의 정서는 산업은행에 자회사라기 보다는 대우건설 독립적인 개체라고 판단한다. 다만 대우건설이 산업은행의 품을 떠나 타 회사로 매각되는 것에 대해서도 불안해 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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