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입을 논의 중인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했을 당시 집값이 안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일각에서 주장하는 ‘로또 분양’이라는 주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4년간의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을 분석한 결과를 내놓으며 “정부는 눈치보지 말고 소비자위한 분양가상한제 실시하라”고 밝혔다.
경실련에 따르면 민간 아파트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시행 초기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2014년까지 하락 안정세를 나타냈다.
경실련은 “2008년 4억8000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중간값은 2014년 4억7900만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며 “집값은 오히려 상한제 폐지 이후 급증하기 시작해 2016년 5억9800만원, 2018년 8억4500만원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경실련은 분양가상한제로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2007년 19만4000호이던 수도권 민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후 2008년 12만호, 2009년 12만7000호로 줄어들었다”며 “그러나 곧바로 회복해 2011년 20만8000호, 2012년 22만호로 상한제 전보다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07년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밀어내기 분양'을 실시해 일순간 물량이 많았을 뿐, 분양가상한제 시행 기간이 그 전보다 인허가 물량이 많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로또 분양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택업자와 건설사 로또는 문제없고 소비자 로또는 문제인가”라고 정면 반박했다.
경실련은 “그 누구도 고분양으로 인한 건설사들의 막대한 이득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정한 기본형건축비는 평당 640만원이지만, 최근 분양하는 아파트들의 건축비는 1000만원을 상회한다. 건설업자들은 막대한 분양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경실련이 개포주공8단지 개발이득을 분석한 결과, 아파트 분양으로 인한 진짜 로또는 현대건설등과 공무원연금공단이 챙긴 것으로 나타난바 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공무원연금공단은 176억에 매입한 토지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해 1조1700원의 시세차액을 거뒀으며, 1조2000억원에 토지를 매입한 현대건설은 토지비 차액과 건축비 부풀리기로 9000억원의 개발이득을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실련은 “제대로 된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고 분양원가를 공개해 과도하게 비싼 분양가를 통제하고, 주변 시세보다 낮은 주택을 지속해서 공급하는 것이 집값 안정과 서민주거안정에 가장 중요한 정책”이라며 분양가상한제 실시를 촉구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