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은 29일 한국 증시에 대해 “대외 불확실성뿐 아니라 설비투자 부진에도 원인이 있다”면서 “반도체 경기와 수출이 회복돼야 증시가 약세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이날 ‘탄광 속 카나리아가 살아나야’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데 국내 주식시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과 한일 갈등이라는 불확실성이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차이에서 확인되는 펀더멘탈(기초체력)도 차별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의 GDP 성장은 대부분 민간 소비에서 나왔으나 한국은 정부의 소비와 투자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국 설비투자와 지적재산생산물 투자는 계속 증가하는 반면 한국은 급감하거나 정체 상태”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주가의 ‘나 홀로 약세’ 현상 해소는 한국 경제의 '탄광 속 카나리아'라 할 수 있는 설비투자, 특히 반도체 경기와 수출 회복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탄광 속 카나리아는 과거 광부들이 일산화탄소에 민감한 카나리아를 탄광에 들여보내 가스 중독 위험을 미리 알아차린 데서 유래한 말로, 위험을 미리 확인하는 지표를 뜻한다.
박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 선진국 경기 둔화 흐름이 가시화하고 있어 수출 반등이 단기간에 쉽지 않고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통화 완화정책이 본격화하고 있어 올해 4분기에는 글로벌 경기에 반영될 수 있고 미중 대면 협상 재개도 일단 수출 경기 반등 기대감을 갖게 하는 소식”이라며 “국내 설비투자 흐름을 좌우하는 반도체 경기도 반등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