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S 손실 파동에 금융·투자업계 ‘전전긍긍’…내부 문책 가능성

DLS 손실 파동에 금융·투자업계 ‘전전긍긍’…내부 문책 가능성

기사승인 2019-08-22 04:00:00

일부 은행과 증권사가 판매 운용한 DLS(파생결합증권)가 최근 수천억원 손실이 내면서 내부 임원들의 문책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등은 이미 지난 2010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채담보부증권(CDO)와 신용부도 스와프(CDS) 투자의 실무작업을 주도하면서 1조5000억원대의 손실을 낸 부행장을 형사고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5년 H(홍콩)지수 폭락으로 ELS 손실을 크게 냈던 NH투자증권, 하나투자증권 등 해당증권사의 부서장과 해당 임원들이 물갈이 됐다

현재 금융당국은 논란의 쟁점이 된 금리 인계 DLS를 설계한 증권사들에 대해 판매사 주문제작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DLS를 판매사가 ‘발주’했다는 의혹 여부에 따라 징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S·DLF) 판매 잔액은 총 8224억원으로 이 가운데 전체 88%(7239억원)에 해당하는 판매 잔액이 원금 손실 구간으로 들어갔다. 

판매사 비중을 보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에서 판매한 상품이 잔액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한 손실이 난 DLS 상품은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IBK투자증권이 설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K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들은 해당 증권사의 DLS 상품을 포트폴리오에 담아 펀드(DLF)로 구성했다.

이번 사태의 최대 쟁점은 두가지로 나뉘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여부 ▲DLS를 발행한 증권사들에 대한 판매사(은행) 주문제작 여부다. 

불완전 판매 여부와 관련해 손해배상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한누리는 “가장 큰 문제점은 판매 시점인 올해 상반기 독일과 영국 등 해외 금리가 상당히 하락하고 있었던 시점이었다는 것”이라며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알았거나 설명을 들었다면 상품가입을 하는 투자자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금융감독원도 선진국 금리 하락세 속에서 이같은 금융 상품을 팔게 된 경위, 고객에 구체적인 설명 없이 무리한 판매 시도 등을 들여다 볼 예정이다. 이어 DLS를 발행한 증권사와 판매사(은행) 간 주문제작 의혹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파생결합증권 상품의 대규모 손실과 관련해 내부 인사들의 문책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미 우리은행은 지난 2010년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채담보부증권(CDO)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의 실무작업을 주도하면서 1조5000억원대의 손실을 낸 부행장을 형사고발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5년 H(홍콩)지수 폭락으로 ELS 손실을 크게 냈던 NH투자증권, 하나투자증권 등 해당증권사의 부서장과 해당 임원들이 징계를 받았다. 

다만 증권사의 경우 금융상품을 설계했을 뿐 판매 액수는 적다는 점에서 임원 경질로 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실제 증권사가 직접 판매한 상품 액수는 그다지 크지 않다”며 “또한 수많은 파생상품이 있는데 상품을 설계했다는 것 만으로 책임을 묻긴 어려울 듯”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이번 일은 중소기업들의 줄도산을 가져왔던 10여년 전 키코(KIKO) 사태와 매우 닮아 있다. 과거의 교훈에도 아랑곳없이 고위험 파생상품의 판매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이번 사태를 예견 가능했다는 점에서 감독 부실에 대한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당국은 서둘러 DLF·DLS 판매 과정 전반에 대한 실사조사 후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책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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