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이 지난해 3조원 넘게 발행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 발행금액은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원금비보장형이 3조2000억원(25.5%)에 달했다.
이는 한해 전인 2017년에 세운 종전 사상 최대 발행 기록(2조5000억원)보다 29.0%나 증가한 수준이다. 나머지 9조4000억원(74.5%)은 원금보장형이었다.
원금비보장형은 원금보장형보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이 클 수밖에 없는 상품이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금리 연계형 DLS의 경우 원금비보장형이 급증세를 보였다.
실제로 원금비보장형 발행액은 2013년 약 1500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3조2000억원에 달해 5년 만에 22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원금보장형은 7조8000억원에서 9조4000억원으로 2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리 연계형 DLS의 경우 원금비보장형은 대부분 고액 투자자를 상대로 판매하는 사모 형태로 발행된다.
지난해의 경우 사모 발행은 3조1859억원으로 전체의 99.7%를 차지했고 공모 발행은 100억원으로 0.3%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원금보장형은 사모 발행이 73.4%, 공모 발행이 26.6%였다.
지난해 금리 연계형 DLS 발행액은 전체 DLS 발행액(28조5천억원)의 44.1%에 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신용 연계형 7조8000억원(27.3%), 상품 연계형 1조1000억원(3.9%), 기타 7조원(24.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일반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많이 알려진 주가연계증권(ELS)은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반면 DLS는 금리, 신용, 원자재, 환율 등을 활용한 파생결합상품이다.
특히 최근 불완전 판매 논란이 일고 있는 금리 연계형 DLS는 기초자산으로 영국과 미국의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를 활용한 원금비보장형 상품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 전쟁과 홍콩 시위,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 상품뿐만 아니라 다른 원금비보장형 DLS 상품의 위험성도 커질 우려가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금리와 환율, 유가 등을 기초로 한 파생결합상품처럼 위험도가 높은 금융상품의 발행과 판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에 개인 투자자 판매 비중이 높은 주요 해외 금리 연계형 DLS가 문제가 돼 국내 금리형이나 다른 유형의 DLS 상품도 전반적으로 점검했지만 아직 큰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