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5월 10일 출범한 후 세 번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한은 서로 국경을 넘으며 평화 무드를 조성하고 납북 경협 기대를 키웠다. 교역조건 악화 등 대외 경제요건의 불안정 속에서도 한반도에는 경제 활기가 넘칠 것으로 국민들은 기대했다. 하지만 경기 침체는 계속됐고, 미중무역분쟁과 한일관계 악화 등 대내외 경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멀어져만 가는 분위기다. 이에 쿠키뉴스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난 3년간 경제 분야의 변화를 점검해 보고 한국 경제가 나아갈 길을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1년 간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증시 상황이 대내외적 악재로 인해 하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때 2500p선을 넘던 코스피 지수가 2000선 이하까지 떨어졌으며, 코스닥 시장도 바이오업종의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반도체 자동차와 같은 수출소비재 고배당주, 리츠 등에서 투자자들의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고공행진하던 국내 증시, 대내외 악재 만나 ‘휘청’…바이오 부진에 코스닥도 하향세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상승곡선을 타던 국내 증시가 ▲미국 무역분쟁 ▲기업 이익 감소 ▲경기둔화 등 대내외적인 악재를 만나 휘청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9월 10일 종가기준)은 2032.08p로 1년 전(2283.20p) 대비 10.99%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가 고점이었던 지난해 초(2500p)과 비교하면 18% 이상 떨어졌다. 코스닥 지수도 623.25p로 지난해 초 고점(2018년 1월 26일, 913.12p) 대비 약 31%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증시 침체에 대해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과 함께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적 변수가 작용했다고 한다. DB금융투자는 “대내적으로 기업들의 수출부진, 저조한 기업실적,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전쟁 등 불확실성 높은 이슈들과 글로벌 경기 불안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 등이 얽힌 복합적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허재환 연구원도 “국내 기업의 이익부진과 코스닥 바이오 업체들에 대한 신뢰 저하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코스피 상위권 기업들의 실적은 1년 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대 기업 가운데 지난달 말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55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42조82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8% 감소했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2조83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7.95%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전년 상반기 영업이익(5조5000억원) 대비 89% 줄어든 6376억원을 기록했다.
게다가 바이오업종의 부진으로 인해 코스닥 시장도 침체기에 빠졌다. 바이오주(株)의 침체는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논란 ▲신라젠 임상 3상 실패에 따른 주가 폭락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도 바이오시장의 투자 신뢰를 꺾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장기화된 미중무역 갈등의 증시 침체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의 악화로 금융시장이 단기 하락 압력을 받고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두 국가의 무역 갈등이 단기적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미국과 타협하겠다는 기조를 바꿔 맞대응으로 전환했다”며 “내년 트럼프 재선을 염두화하면서 위안화 절하라는 버티기 전략으로 돌아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증시 반등 쉽지 않아…고려할 투자처는 =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및 미국 증시도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어서다. DB금융투자는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은 주가 수준이 추가로 하향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 국면 초입에 들어간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한국을 위시한 글로벌 주식시장이 추가로 압박 받을 여지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지만 9월 1일 미국과 중국간의 관세부과는 발효됐다. 무역협상 재개가 오히려 투자심리와 펀더멘털 간의 괴리를 확대시켰다"면서 "미중 무역협상도 미국의 양보가 없다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투자 조용준 리서치센터장은 “9월 연준 금리인하 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금리 인하 폭과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 여부가 주목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증시 흐름 상 적극적 투매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조업 지표 등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코스피 2000선에서는 추격매수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고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힘을 실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DB금융투자는 “미중간의 무역갈등이 완화는 커녕 오히려 심화되고 있지고 금리는 하락하는 중”이라며 “전반적인 흐름을 고려해 볼 때 안전자산인 채권에 대한 비중 확대를 이어갈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 조용준 리서치센터장도 “잠복 경기/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 투매보단 보유를 할 필요가 있으며, 이 가운데 수출소비재와 저리스크 고배당주나 리츠에서 옥석가리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