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라니티딘’ 판매중단 조치에 대해 ‘뒷북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의협은 지난 16일 식약처에서 잔탁 제품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NDMA가 검출되지 않았는데 10일만에 이를 완전히 뒤집는 내용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국내 제조하거나 수입한 라니티딘 성분 원료의약품 269 품목에 대해 제조·수입·판매 및 처방 중지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의약품 성분과 관련한 위협에 대해 외국의 전문기관이 먼저 인지하고 외국의 자료에 따라 국내에서 조사에 나서는 모양새가 지난해 ‘발사르탄 사태’와 유사하다”면서 “식약처가 의약품 원료부터 철저하게 관리하겠다지만 바뀐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의사들은 식약처의 발표를 신뢰하지 않았다”며 “선제적 검사·능동적 모니터링 없이 그저 외국의 발표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 대응에 급급한 모습에 차라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닌 식품의약품‘허가’처 라고 부르라며 식약처의 부실한 의약품 관리를 꼬집다가 부당하게 정직 3개월 처분받은 강윤희 심사관의 절규와 겹친다”고 밝혔다.
의협은 대한병원협회·대한약사회와 함께 정부의 요청을 수용해 판매 중지된 라니티딘에 대한 재처방 및 재조제 1회에 한해 환자의 부담금을 면제하기로 했다.
식약처에 대해서 의협은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본분에 걸맞게 의약품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대대적 개선과 전문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적극적 불시 수거 및 검사를 통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또 전문성 제고를 위해 충분한 전문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반복되는 의약품 원재료의 안전성 문제와 식약처의 사후약방문식 대응의 가장 큰 피해자는 의사와 환자”라면서 “지난 발사르탄 사태에서도 의사들이 환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혼란을 잠재우는 동안 식약처와 제약사는 뒤에서 팔짱 끼고 구경만 했다. 식약처의 부실한 의약품 관리에 따른 환자의 불만과 진료비 및 약제비 관련 민원은 식약처가 직접 책임지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부의 문제를 지적한 전문가 의견은 무시하고 중징계했던 식약처가 문제가 발생하자 다시 전문가단체를 찾았다”면서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의 식약처 행태를 묵과하지 않겠다. 식약처가 이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대대적인 혁신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