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 성공 호재’ 에이치엘비 주가 급등…바이오주 신중론도 ‘솔솔’

‘임상 성공 호재’ 에이치엘비 주가 급등…바이오주 신중론도 ‘솔솔’

기사승인 2019-10-24 05:00:00

글로벌전문의약품 기업 에이치엘비(HLB)가 최근 경구용 표적항암제 임상 성공으로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바이오(株)의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이 남아있는 상태고, 상용화 이후 매출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이치엘비의 임상 3상 성공 소식에 바이오주도 함께 급등하고 있다. 

에이치엘비 주가는 23일 과열 현상에 따라 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됐으나 이달 들어 주가 상승 폭은 약 162.02%에 달한다. 이달 1일 에이치엘비의 주가는 6만9000원이었으나 거래정지 전날인 22일 주가는 18만800원까지 치솟았다. 

에이치엘비의 주가 급등의 타 바이오종목의 주가도 동시에 올랐다. 23일 기준 신라젠의 주가는 전일 대비 29.97%까지 올랐다. 네이처셀도 전 거래일 보다 30.00%(2190원) 뛴 949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이치엘비의 주가 폭등은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3상이 성공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29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리보세라닙 임상결과 약효를 입증했다고 유럽종양학회(ESCO)에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에이치엘비 측은 “임상3상 결과 항암효과가 경쟁 약보다 우수했고 부작용 결과도 전체적으로 낮았다”고 자평했다. 이어 “리보세라닙을 위암 3·4차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FDA 승인이 이뤄지면 국내 첫 항암 치료제가 시판되는 셈이다. 

에이치엘비의 신약 ‘리보세라닙’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로 불린다. 즉 암세포에만 많이 나타나는 특정 단백질이나 특정 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암의 성장과 발생에 관여하는 신호를 차단함으로써 암세포만 골라서 죽이는 치료제라고 할 수 있다. 에이치엘비가 선보인 리보세라닙은 암세포 증식을 돕는 신생혈관의 성장을 차단해 암을 치료하는 의약품이다.

다만 바이오업계에서는 에이치엘비 임상 성공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에이치엘비가 발표한 임상 3상 과정에서 실험군과 대조군 간 전체생존기간(OS)은 그다지 길지 않기 때문에 불안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승인과 신약 허가 후 상용화에 따른 매출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보세라닙은 460명 진행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결과 시험군과 대조군(실험군과 비교하기 위해 실험 요인에 변화를 주지 않는 집단) 간 생존 기간 차이는 0.65개월에 그쳤다 리보세라닙 투약군의 전체 생존기간은 5.78개월이었으나 대조군은 5.13개월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에이치엘비를 비롯한 바이오종목들의 주가 급등에 대해 “사실상 쩐의 전쟁이 아닌가 싶다. (바이오에 대한 기대심리가) 거의 광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오주가 반등하고 있지만 일부 종목들은 특별한 이슈 없이 급등하고 있다. 이는 주가 부양시키려는 세력이 개입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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