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상품 하도급 거래를 영위하는 사업자는 하도급법 위반 혐의가 제조 하도급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브리핑을 통해 “대형마트·SSM·편의점 분야 대형유통업체 13개사를 대상으로 PB상품 하도급 거래 현황을 조사했다”며 “PB상품 하도급 거래를 하는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PB상품 거래를 하지 않는 다른 제조 하도급 원사업자에 비해 법 위반 혐의가 있는 사업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에는 ▲GS리테일 ▲롯데쇼핑 ▲이마트 ▲BGF리테일(CU) ▲홈플러스 ▲하나로유통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코스트코코리아 ▲메가마트 ▲농협유통 ▲서원유통 ▲코레일유통 ▲한국미니스톱 등이 포함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PB상품 제조 하도급 거래를 하는 유통업체의 경우, ‘부당반품’ 혐의가 있는 업체의 비율은 23.1%로 집계됐다. 이는 그렇지 않은 원사업자(9.5%)에 비해 2.4배 높은 수치다. ‘부당위탁 취소’는 15.4%로서 그렇지 않은 원사업자(10.3%)에 비해 1.5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하거나 감액하는 혐의가 있는 업체도 15.4%로, 그렇지 않은 원사업자(5.8%)에 비해 2.7배 많았다.
PB상품 제조 하도급 거래에서 법 위반 사례가 많은 이유는 ‘존속성’ 때문이다. 성경제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 과장은 “갑을 관계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는 존속성의 문제”라면서 “전환이 용이하지 않은 대표적인 업종으로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부터 관련 조사에 PB상품 하도급 거래 항목이 추가돼 장기적으로 비교할 자료는 현재 없다”면서도 “작년과 비교했을때 개선되고 있는 추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PB상품 하도급 거래는 2018년 1년간 약 1.9조원으로 하도급 업체의 수는 총 2297개로 집계됐다. 하도급 업체당 평균 거래 규모는 약 8.5억원이었다.
PB상품 하도급 거래 규모가 큰 유통업체는 GS리테일(6134억원), 롯데쇼핑(3986억원), 이마트(3511억원), BGF리테일(2929억원) 등의 순이었다. 거래하는 하도급업체 수가 많은 유통업체는 롯데쇼핑(703개), 이마트(525개), 메가마트(305개), GS리테일(258개) 등이었다.
성 과장은 “수급사업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전속거래 및 PB제품 하도급 분야에서 부당한 경영정보 요구 행위 및 부당한 대금 결정 등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대해 지속해서 시장을 감시할 계획”이라며 “실태조사 결과, 법 위반 혐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사업자가 자진 시정 요구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도 하도급법에 따라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